'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14일 "영화 '기생충'에는 기생충 한 마리 나오지 않지만, 어느 기생충 나오는 영화보다 가장 기생충에 대해 잘 말해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2020. 2.14 [단국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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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14일 "영화 '기생충'에는 기생충 한 마리 나오지 않지만, 어느 기생충 나오는 영화보다 가장 기생충에 대해 잘 말해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서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을 기생충학자로서 어떻게 봤는지를 묻자 이같이 답하며 "기생충이 자손 번식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게 비슷했다"고 떠올렸다.
실제 서 교수 말처럼 영화 기생충에는 우리가 아는 기생충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백수로 지내다 박 사장(이선균)네 저택에 취업하는 기택(송강호)네 가족이나 가정부를 하다 쫓겨난 문광(이정은)은 기생충의 습성을 연상케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인 박 사장이 체제의 피를 빠는 기생충 같다는 해석도 있다.
기생충은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항문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알이 몸에 붙으면 항문 쪽이 근지러운데 사람이 손으로 이곳을 긁고서 그 손으로 빵 등 음식을 먹게 되면 기생충의 몸속 진입은 성공하게 된다.
서 교수는 "(기생충처럼) 영화 속에서 기택네 가족이 박 사장네 저택으로 들어가는 방식도 흔하지 않은 방법"이라며 기생충이나 영화 속 기생충으로 여겨지는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창의성'을 봤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이 몸속 양분 하나만을 보고 입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정반대에 있는 항문을 선택한 것처럼, 기택네 가족도 부잣집에 취직하기 위해 생각지도 못한 방법을 동원해 실행에 옮긴 것을 언급한 것이다.
물론 그는 "(기택네 가족의) 거짓과 사기를 동원한 방법을 옹호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