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냄비처럼 내 배도 텅 비어"…분노·애환의 중남미 냄비 시위
[앵커]
칠레, 에콰도르 등에 이어 최근 콜롬비아까지 중남미 각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중남미 시위 현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시위용품이 바로 냄비입니다.
중남미 특유의 냄비 시위 '카세롤라소'를 멕시코시티 고미혜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기자]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거리에 모인 시위대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거리를 행진합니다.
한 달 넘게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칠레에서도 주방기구를 부딪히며 시위하는 시민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남미 각국의 시위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냄비 시위 '카세롤라소'입니다.
텅 빈 냄비처럼 내 배도 비었다, 그만큼 먹고살기 힘들다는 호소에서 시작된 시위 방식입니다.
작은 도구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정부를 향해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외치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거리에서 평화시위를 벌이고 있는 다른 사회 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중남미 냄비 시위의 역사는 6, 7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0년대 초반 칠레에서 살바도르 아옌데 정부에 항의하면서 시민들의 냄비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아르헨티나나 에콰도르에서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 냄비가 등장했습니다.
민심을 대변한 냄비소리는 중남미에서 때때로 엄청난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몰고 오기도 했습니다.
중남미 국민의 분노와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냄비 시위가 이번엔 콜롬비아와 칠레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됩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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