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중대한 폭행 사건에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이 예심 단계 법정 증거로 채택되어 화제다. 사건의 피고인 미겔 알비스는 2023년 결혼식장에서 손님들에게 총을 겨눈 혐의로 기소됐다. 알비스의 변호인인 켄 패도워츠는 피고인이 자신과 가족, 재산을 지키기 위한 정당 방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사건 당시 피고의 시점을 생생하게 재현한 VR 시뮬레이션을 제작해 법정에 제출했다. 브로워드 카운티의 앤드류 시겔 판사는 이 시뮬레이션을 법적 증거로 인정하고 판사, 검찰, 증인들이 VR 기기를 통해 피고의 관점을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메타에서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 2(Oculus Quest 2) 기기로 시청할 수 있다. 시겔 판사는 기기를 착용하고 피고가 술에 취한 손님들에게 둘러싸여 위협받는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간접 경험했다. 이는 플로리다 법정은 물론, 미국 전체에서 VR이 범죄 사건 증거로 채택된 첫 사례로 보이며, 법적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현재 이 사건은 본 재판 전 법원에서 진행하는 절차(예심)를 밟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2월에 배심원 재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VR 시뮬레이션의 지속적인 법정 증거 활용 여부는 이후 진행될 절차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예심은 보통 배심원 재판을 할지, 아니면 판사가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단계다. 또한 증거의 인정 여부나 법적 쟁점에 대한 판사의 판단도 다뤄지는 단계. 예심에서 사건이 기각되거나 특정 증거가 배제될 수도 있어 VR 시뮬레이션이 본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VR 증거물은 당시 사건을 재현해 당시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증거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배심원의 독립적인 판단 능력을 왜곡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법적 분석가들은 VR이 법정 절차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출처ㅣLocal10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