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9월 9일은 장기 기증의 날입니다. 한 명의 장기 기증으로 아홉 명을 구할 수 있단 의미를 담고 있는 날입니다. 장기 기증을 보는 인식이 개선되면서 희망자는 늘고 있는데, 실제 기증은 제자리라고 합니다.
왜 그런지, 정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6년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이철재 씨, 신장 등 장기를 3명에게 나눠주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염동호/장기 기증자 이철재 씨 매형 : 보고 싶다. 하늘에서도 생일상 찾아 먹기를 추석 잘 보내기를….]
[이복순/장기 기증자 이철재 씨 누나 : 장기 기증을 하면 저희 동생이 여기 그냥 살아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들 거 같아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던 고 정동수 씨도 지난 2013년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60대 나이에 가족과 이별해야 했습니다.
남은 가족들에게 장기 기증은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3명의 새 생명을 구했고, 손녀도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애란/장기 기증자 정동수 씨 딸 : 저희 아빠 말씀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정이 많으시고, 아빠가 같이 회의를 했다면 제가 생각했을 때는 흔쾌히 (장기 기증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을 거 같아요.]
작년 8만 3천여 명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3만 7천여 명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했습니다.
[김민경/장기 기증 희망자 : 제가 수혈을 받은 적도 있고. 내가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남을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한 거 같아요.]
그러나 갈 길은 멉니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꾸준히 늘어 올해 상반기 5만 2천 명이나 됩니다.
장기 기증 희망자가 늘고 있다지만 실제 기증으로 이어진 건 올해 상반기 226건이 전부였습니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수는 인구 대비 3% 수준인데, 56%인 미국과는 격차가 큰 만큼,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이 급선무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김진원)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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