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자기기업체 '골드아폴로' 본사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3000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삐삐 테러'에 활용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업체는 헝가리 회사인 'BAC'에 돈을 받고 상표명을 쓰게 해줬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쉬칭광/ '골드 아폴로' 대표]
(피해자가 됐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이죠. 저는 사업가일 뿐인데, 어떻게 공격에 연루됐겠습니까?"
헝가리 역시 펄쩍 뛰었습니다.
BAC는 공장도 없는 무역 중개 회사일 뿐이고, 문제의 기기들은 헝가리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BAC가 실은 이스라엘 정보 요원들이 만든 위장 회사일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전현직 국방·정보 당국자 인터뷰를 토대로, 해당 업체가 평범한 호출기와 함께 헤즈볼라를 겨냥해 배터리에 폭발 물질이 장착된 제품을 따로 생산해 납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삐삐를 본격 사용한 지난해 10월 훨씬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작전'이 준비돼 왔다는 겁니다.
'삐삐 테러' 하루 만에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도 폭발하며 추가로 20명이 숨지고 45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택한 통신기기가 아이러니하게도 강력한 '트로이의 목마' 역할을 했습니다.
화면출처: 엑스 'expatvibes' 'MrSinha' 'doamuslim'
심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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