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 일장기를 밟으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중국에서 최근 일본 사람을 겨냥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 시기에 반일 감정을 더 조장하는 이런 행사가 열린 걸 놓고 현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베이징 권란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장기를 밟으면 오성홍기를 드려요. 빨리 오세요!]
중국 광시성 난닝의 한 광장에서 남성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조건은 하나, 일장기를 밟는 겁니다.
[(두 발로 밟아야지!) 좋아요. 감사합니다.]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동참한 어린이들도 눈에 띕니다.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문제의 행사 영상을 공유하는 등 영상이 확산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극단적 애국주의를 비판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상점 출입구 등에 일장기 발판을 깔아 밟게 하는 등 반일 감정 표출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반일 감정은 특히 지난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고조됐는데, 일본인 겨냥 범죄 양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쑤저우에서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일본인 모자가 괴한의 습격을 당한 데 이어, 지난달 선전의 일본인 학교 앞에선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일본인 초등학생이 숨졌습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측에 자국민 안전 보장 등을 요구하며 SNS 혐오 조장 콘텐츠 단속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지방 고위 간부가 "우리의 기율은 일본인을 살해하는 것"이란 글을 SNS에 올리는 등 망발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일본인 공격은 "우발적 사건"이라며 초등생 사망 사건 보름이 넘도록 범행 동기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습니다.
[린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달 23일) : 중국에는 이른바 '일본 원수 삼기' 교육이 없습니다.]
자칫 혐오범죄 논란을 불러 당국 책임론으로 번질까 우려해서인데, 당국의 사실상 묵인과 방조가 그릇된 반일 정서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아타,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조수인, 영상출처 : @whyyoutouzhele 더우인)
권란 기자 ji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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