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의료계가 이번엔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할지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의대 강의실은 몇 달째 텅 빈 모습입니다.
손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일에 찾아간 지방의 한 사립대 의과대학.
코로나 이후 단장한 새 강의실이지만, 의대생들은 안 보입니다.
휴게실 사물함 근처엔 아직 겉포장도 뜯지 않은 의학서적만 눈에 띕니다.
의대에 마련된 실험실 겸 교실에 와봤습니다.
이곳에선 생리학 등 기초의학 실습수업을 진행하는데, 수개월째 이렇게 텅 빈 상태입니다.
이곳 재학생은 예과와 본과 합해 550여 명.
그중 출석하는 학생은 단 4명뿐입니다.
다른 의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 9천여 명 가운데, 2학기 수강생은 2.8%입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지난 2월 휴학계를 내고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A 씨/의대 예과 2학년 :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면서 간간이 자기계발도 하고 운동하고.]
[B 씨/의대 본과 2학년 : 미국 의사 시험, 네. 그런 방향성을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저도) 지금 일단 해볼까 생각을 좀 하고 있고.]
매년 3천 명 넘게 치르던 올해 의사 국가시험 실기 응시자는 지난해의 10% 수준에 그쳤습니다.
증원된 모집 정원에 맞춰 대입 수시 접수까지 끝났는데도, 의대생 대부분은 여전히 '2025년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할지를 놓곤, 교육부와 의대 교수들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제(2일) 서울대 대학본부에 이어 교육부는 오늘은 서울의대에서 현지 감사를 벌였습니다.
서울의대가 교육부 방침과 달리, 휴학을 승인한 걸 문제 삼는 겁니다.
교육부는 오늘 의대 총장들을 화상회의로 불러 모아서 '동맹 휴학 불허' 방침을 따라달라고 압박했습니다.
반면, 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휴학 승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각 대학에 보내며 맞섰습니다.
휴학도 유급도 안 된다는 교육부, 내년 증원까지 되돌리란 의대생들, 서로에게 닿지 않는 메아리만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조수인)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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