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이 전쟁 발발 1년이 된 7일 텔아비브에서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1년이 된 7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정상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며 평화를 촉구했다.
서방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테러와 이스라엘의 과도한 대응을 함께 비판하는 양비론이 주를 이뤘다. 이슬람권에서는 '현대판 히틀러'를 언급하는 등 이스라엘을 향한 분노가 여과 없이 노출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친애하는 이스라엘 친구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의 공포와 고통, 슬픔을 공유하며 여러분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또한 지난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연대를 표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서는 '두 국가 해법'을 위한 협상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상을 통해 서로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접근법으로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가 지지한다.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 정권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개념 자체를 거부하는 까닭에 두 국가 해법은 비전으로서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끔찍한 공격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유대인 공동체를 지지해야 하고 증오를 못 본 척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또 "중동에서 벌어지는 갈등으로 민간이 겪고 있는 끔찍한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애도하며 "오늘 우리는 전 세계의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 국민의 고통은 우리의 고통이자 상처받은 인류 전체의 고통"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해 전쟁을 확대하자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끊겠다고 말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등을 빚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 석방, 레바논 국경 지대의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토르 베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는 "지난해 벌어진 전쟁은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은 물론 지금은 레바논 국민의 삶까지 산산조각 내고 있다"며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 대선주자들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하마스가 그날 한 짓은 잔혹하고 역겨우며 악 그 자체였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약속을 거듭 확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년간 가자에서 발생한 죽음과 파괴에 비통해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에도 연민의 시선을 보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동 지역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갈등을 종식하지 못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무능을 질타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위로를 보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엑스에 "히틀러가 그랬던 것처럼 네타냐후와 그의 살인 조직도 인류 공동의 연합으로 제지당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이어진 이스라엘의 학살과 점령, 침략 정책은 종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전 수장이었던 칼레드 메샤알은 아랍 이슬람 국가들에,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새로운 저항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재확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을 "점령과 억압에 맞선 팔레스타인 국가의 합법적 투쟁 역사에서 전환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로이터에 전쟁 전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 주민은 "10월 7일 이전에는 꿈이 있었다. 그러나 전쟁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