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우리나라 고령층 9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치매, 획기적인 치료약을 기다리는 분들 많죠.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후보물질이 글로벌 제약 회사에 수출됐습니다.
기술 이전료만 총 5천억 원, 30년 지기 두 친구 과학자가 이뤄낸 성과라는데요.
김윤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나란히 연구실을 쓰는 두 과학자.
"밥? 밥 (먹을래?)"
KIST 박기덕 박사와 연구소 기업 조성진 대표는 대학 같은 과, 같은 실험실 출신입니다.
같이 유학 가고 결혼식에서 축가도 불러준 30년 지기.
[박기덕/KIST 뇌질환극복연구센터장]
"가수들이 불러준다고 했는데 본인이 꼭 하겠다고 해서…"
최근엔 치매 약물을 함께 개발했습니다.
CV-01, 우리 몸의 방어 기전을 깨워 스스로 뇌의 염증을 조절하게 해줍니다.
치매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수영 대피훈련을 실험해 봤습니다.
치매 때문에 공간 기억력이 떨어져 대피 장소로 가는 데 1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약물을 투여한 쥐는 10초도 안 돼 대피 장소로 피했습니다.
인지 기능이 향상된 겁니다.
[박기덕/KIST 뇌질환극복연구센터장]
"염증을 줄여주고 플라크(찌꺼기) 자체를 줄여주면 아예 근원적으로 이런 것들을 회복시킬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인지 기능을 높인다는 소식에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습니다.
임상 1상이 끝나기도 전에 글로벌 제약회사와 5천억 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는데, 임상 단계를 통과할 때마다 기술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정부 출연연구원 사상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기술 이전을 결정한 기업은 연구자들 사이 신뢰를 주목했습니다.
[라팔 카민스키/안젤리니파마 최고과학책임자]
"두 창립 파트너가 우정을 맺고 상호 보완적인 기술과 재능까지 갖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나중에 상용화로 매출이 발생하면 '매출 로열티'는 또 따로 받습니다.
꿈을 좇아 연구에 매달려 온 두 친구 과학자.
[조성진/KIST 큐어버스 대표]
"진짜 실제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그런 학문이라서 공부하시는 분들한테 항상 추천을 하죠."
의대 증원으로 실험실이 비어갈까 걱정되는 요즘, 과학자 되길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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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박찬영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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