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소 엄격한 보안으로 취재는 물론 내부 목소리가 원천봉쇄되던 경호처에서 이런저런 주장들이 쏟아지는 자체가, 이미 내부 동요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일 텐데, 실제 정확한 내부 기류는 어떤지, 향후 2차 집행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대통령실 취재하는 정민진 기자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지난주까지만해도 장기전까지 대비하며 끝까지 사수한다, 이런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주말 사이 분위기가 바뀐 건가요.
[기자]
네, 방금 보신 윤 대통령과 경호처 간부들의 오찬 회동이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훈 차장을 비롯한 수뇌부와 달리, 그제 오찬에서 대통령의 구체적인 구상과 인식을 처음 접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가 직원들까지 확산되면서, 내부 반발과 동요도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 과정에서 반기를 든 간부가 대기발령됐다고 전해드렸는데, 뭔가 색출작업같은 게 있었던 건가요.
[기자]
저희가 취재한 내용에 따르면 이미 전후상황을 파악한 김성훈 차장이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유출자가 누군지 확인했지만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당사자인 부장급 인사가 자발적으로 본인이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김 차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했단 겁니다. 내부 반발 분위기가 어느 정도는 사실임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극소수를 제외하곤 다 돌아섰다'는 주장이 맞다면, 공수처와 경찰이 큰 고민할 것 없이 영장을 바로 집행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지금 경찰도 경호처 내부 반발 기류가 실제 어느 수준인지 주시중인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호처 일각에선 "경찰도 막상 집행해보면 마찰이 없어 놀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윤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쪽이 소수가 됐다면 큰 충돌 없이 집행도 가능하겠지만, 아직 다수가 결집한 상황이라면 여전히 긴장할 수밖에 없겠죠.
[앵커]
여전히 결집하고 단합중이란 쪽 주장은 어느 정도도 봐야 할까요?
[기자]
최근 여권에 대한 지지율 상승 국면과 무관치 않아보입니다. 김성훈 차장도 주위 간부들에게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는 취지로 내부 단속에 나선 걸로 전해졌는데, 경호처만큼 경찰 내부도 영장 집행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는 걸로 알려지면서, 탄핵 찬반 세력이 서로 내부 동요 상황을 전파하면서 여론전에 나선 걸로 보입니다.
[앵커]
공권력을 집행하는 국가기관들을 놓고 둘로 나눠진 상황도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 두 조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최상목 권한대행도 별다른 수가 없는 건가요.
[기자]
오늘 최 대행이 첫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폭력적 수단은 안된다는 선언적인 내용에 그쳤습니다. 집행을 해야 하는 경찰이나 이를 막아야 하는 경호처로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반문할 수도 상황이죠. 지난 1차 집행 시도 당시에도 경찰 소속 경호부대가 자체 판단으로 철수했다는 대통령실의 보고를 받은 최 대행이 경찰에 수차례 문제를 지적했지만 영이 안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러기도, 저러기도 어려운 최 대행으로선 여야의 특검법 합의를 촉구하는 게 최선을 방안인 상황인데 오늘 여야 대표 접견에서 보셨다시피 사실상 면전에서 거부당한 셈이어서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물론 지시 자체가 모호하긴 합니다만, 이것 만이라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정민진 기자(watch365@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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