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산불은 바다 코앞까지 들이닥쳤습니다.
마을은 폐허가 됐고, 어선도 어구들도 모두 불에 탔는데요.
송서영 기자가 경북 영덕의 피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바다와 맞닿아 있는 경북 영덕 석리의 어촌 마을.
비탈길은 모두 검게 그을렸고 집들은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50여 가구가 모여 살던 마을은 폐허처럼 변했습니다.
[김영철/영덕군 석리 주민]
"구십 된 노인이 여기 살았는데도 산불이 나서 마을로 이렇게 들어오기는 자기 생전 처음이래요. 아이고 여기서 타죽으나 지나가다가 불에 타죽으나 마찬가지니까 지나가자 해서 지나가고…"
여전히 이곳에는 탄 냄새가 나고 재도 날리고 있는데요.
지붕은 완전히 내려앉았고, 벽과 창틀도 당시 열에 일그러진 모습입니다.
야외 데크도 불에 타서 군데군데 뚫려 있습니다.
주민들은 마을이 언제 제 모습을 찾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김영철/영덕군 석리 주민]
"앞으로가 문제예요. 지금 이 상태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겠습니까. 저 폐기물도 처리 못하는데."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어촌 마을 노물리.
마을은 그야말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불길이 바다 코앞까지 들이닥치면서 정박 중이던 어선들이 불에 탔습니다.
불에 타 뼈대만 남은 차량에선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항구 바로 앞 주민들이 평소 어구를 놓던 곳인데요, 어구들도 완전히 불에 타서 땅에 눌어붙거나 뼈대만 남았습니다.
도깨비불처럼 날아든 불꽃과 자욱한 연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차를 몰고 바다에 들어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이정례/영덕군 노물리 주민]
"(사람들이) 불꽃이 튀면 바다에 뛰어들려고 앉았다 내렸다 이럴 정도로 불꽃이 온 데 날아‥ 우리는 바다가 길인 줄 알고 바다로 막 들어갔으니까…"
살 곳도 사라졌지만, 살길도 막막합니다.
[김옥자/영덕군 노물리 주민]
"여기가 수족관이고, 저기는 조리하는 부엌. 저 안쪽에서 손님 받고… 차가 내 차인데 이렇게 다 타버렸어."
비교적 성한 집들이라도 제대로 지내긴 어렵습니다.
[이승배/영덕군 노물리 주민]
"촛불 켜 놓고 자지. 불이 안 들어오니까 그냥 가만히… 식품 냉장고는 뭐 다 썩어서 내버려야지 뭐 할 수 있겠습니까? 추워서 살 수가 없다 그냥. 추워가지고. 전기가 복구가 안 되니까‥ 햇반 사다 먹고 말아버리고 그렇지. 방법이 없어."
피해 복구는커녕 여전히 산불조차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
기다리던 비는 너무 적게 내려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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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승우 / 영상편집: 김재환
송서영 기자(sh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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