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라" vs "너무 적어"…'을을 갈등' 재연
[앵커]
내년 최저임금이 지금보다 150원 오른 8,72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역대 최저 인상 폭이라지만 코로나 불황에 지친 자영업자들에겐 부담이 늘어난 겁니다.
반면, 저임금 노동자들은 너무 찔끔 올라 불만인데요.
주는 쪽과 받는 쪽, 현장의 목소리를 한지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골목에서 25년째 식당을 운영해온 이근재 씨.
잘 될 때는 종업원이 6명이나 있었지만, 인건비 부담에 절반으로 줄이는 바람에 아흔을 넘긴 노모까지 나와 장사를 돕고 있습니다.
이 씨는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지금 상황에서 최소한 이번만큼은 최저임금을 동결했어야 했다고 토로합니다.
"임금이 오르면 매출이 10~20% 더 올라야 해요. 그런데 현재 장사가 잘 안 되잖아요. 생존하기 위해서 버티고 있는 것이지 돈 벌려고 버티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720원.
이것만 보면 1.5%만 올랐지만 최근 3년으로 늘려 보면 32% 이상 올랐습니다.
이 여파로 인건비 부담에 일자리를 잃는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으로 대변되는 저임금 노동자들도 불만입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고작 2만7,000원 오르는 건데 이 정도로 생활이 나아질 리 없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니까 일자리라든지 급여에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저희들한테는 유일한 보호막이자 사회안전망인데, 1.5% 오른 금액이 과연 우리를 지켜줄까…"
최저임금 결정은 그간 노사는 물론, 사회 곳곳에서 갈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최저임금 문제가 더 이상 을과 을의 전쟁이 되지 않도록 객관적 책정 원칙과 노사 간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hanj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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