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검은색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오더니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벌초를 다녀오던 일가족이 크게 다쳤는데요.
가해 차량에는 대낮부터 만취한 군 장교와 부사관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군인들, 둘 다, 술은 마셨지만 운전은 내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찰도 운전자를 특정할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 난감한 사건을 이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의 한 도로입니다.
빠른 속도로 우회전을 하던 검은색 승용차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옵니다.
이 차량은 반대편에서 달리던 차량을 들이받은 데 이어 뒤따라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했습니다.
두 번째 피해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사고 목격자]
"저기서부터 그냥 과속을 했던 모양이야. (첫 번째 피해 차량) 옆 문짝을 박고, 직진하는 차를 와가지고 앞을 박은 거지."
두 번째 피해 차량에는 벌초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가족이 타고 있었습니다.
5살 남자아이가 머리를 다치는 등 탑승자 4명이 모두 중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사고 목격자]
"꼬맹이가 얼굴을,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거든요."
가해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 2명은 육군 7군단 예하부대의 중위와 하사였습니다.
두 사람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모두 0.12%를 넘어선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첫 번째 피해차량 운전자]
"(군인들이) 너무 무책임하고 사과 한마디도 못 듣고 그런 거 하나도 없었고요, 술취해가지고…"
사고 차량은 하사의 승용차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는 육군 초급간부들의 일탈을 넘어 1주일 넘게 운전자가 특정되지 않은 초유의 사건으로 번졌습니다.
사고 당시 이곳 현장에서 자신이 운전자라고 밝혔던 장교는 경찰 조사에서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부사관 역시 자신이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토요일 낮에 부대 안 숙소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고 시인한 이들이 둘 다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며 맞서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