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처리 해야 할 폐기물은 하루하루 늘고 있고 그 옆에서 살아야 하는 주민들 반발도 모른척 할 수 없습니다.
폐기물 처리라는 산업활동과 인간의 삶이 공존하려면 애초에 폐기물을 관리하는 체계부터 믿음을 줘야 하지만 우리는 그 시작부터가 문제투성이였습니다.
이어서 김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년 뒤 입주를 앞둔 경기도 연천 은통산업단지.
60만 제곱미터 땅에 식품과 의류 등 9개 업종이 들어설 계획입니다.
바로 길 건너에 있는 통현산업단지입니다.
은통단지와 비교해 넓이가 1/3에 불과하고 업종도 2개 뿐입니다.
그런데, 두 단지의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선뜻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환경영향평가에서 통현단지의 예상 폐기물 배출량은 1만 2천톤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3배나 더 크고 업종도 휠씬 많은 은통단지는 고작 3천톤으로 통현단지의 1/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현행법상 규모가 50만 제곱미터 이상이고, 예상 폐기물량이 연간 2만톤 이상이면 매립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은통단지는 규모는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데도 예상 폐기물량이 기준에 못미쳐 결국 매립 시설 설치를 면제받았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환경영향평가에 사용한 통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예상 배출량은 매년 업종별 업체 수와 산업 폐기물량 등을 고려해서 산출하는데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인용한 통계 자료가 제각각이었던 겁니다.
[환경영향평가 관계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환경부에서 작성 지침이나 그 부분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어떤 언급이 되어 있는게 없습니다. 평가서 작성하는 대행자 입장에서도 답답하고."
이처럼 통계 자료 사용 기준조차 없다보니 폐기물 예상치와 산업단지가 조성된 이후 실제 폐기물량이 크게 차이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경북 포항의 한 단지는 신고된 배출량이 예상치보다 42배나 많았고, 경남 함양의 한 산단은 거꾸로 예상치보다 무려 6백분의 1이나 적게 폐기물이 신고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