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해 북단 소연평도 바다 위에서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에 대해, 해양경찰청이 도박 빚을 이기지 못해 월북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유족은 실종된 공무원이 발을 헛디뎌 바다에 빠졌을 것이라며 해경 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해양경찰청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월북했다고 보는 근거는 인터넷 도박입니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47살 이 모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실종 전날까지 600번 가까이 인터넷 도박을 했습니다.
도박 자금만 1억 3천여만원으로, 금융기관과 지인들에게 빌린 돈도 있었습니다.
[윤성현/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
"꽃게를 사주겠다며 꽃게 대금을 입금받고, 받은 당일 도박 계좌로 송금하여 도박을 하는 등 도박은 마지막 당직 근무 직전까지…"
인터넷 도박에 빠져 월급을 압류당하고 빚이 3억9천여 만원에 달해 개인 회생을 신청한 만큼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을 선택했다는 겁니다.
해경은 이 씨가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 조끼를 착용한 상태에서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도 고려했다"며 지난달 2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때와 같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황은 밝히지 않았고, 이 씨가 과거에 쓰던 휴대전화 석 대에서는 월북 증거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실종 한 달을 맞아 연평도 바다에서 위령제를 지내고 온 유족은 해경 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래진/피격 공무원 형]
"죽을지 살지 모르는 고생을 해서 넘어가냐 이거예요. 거의 99% 항해사들은 그냥 고속단정 내려 가지고 올라갑니다.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멍청하게 헤엄쳐서 가지 않고…"
실종 공무원 형 이래진 씨는 실제로 어업지도선을 타 보니 배 바닥이 미끄러워 발을 헛디디기 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와 함께 위령제를 지내고 온 하태경 의원은 배 안에서 사용하는 부유물도 없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실종자가 붙잡고 있었다는 부유물은 월북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실족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