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르완다 정부가 1994년에 일어난 대학살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정부가 학살을 방조한 것은 물론, 오히려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아나운서】
지난 1994년, 무려 8십만 명이 숨진 르완다 대학살.
그런데 이 참상의 책임이 프랑스에도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르완다 정부가 미국 대형 로펌에 의뢰해, 250명 이상의 증인과 각종 문서, 영상 자료 등을 분석해 만든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빈센트 비루타 / 르완다 외무장관 : (프랑스는 후투족 정부를) 군, 외교, 정치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프랑스의 책임이라고 일컫는 것입니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부터 7월까지 당시 정권을 잡은 후투족이 경쟁자였던 투치족을 집단 학살한 사건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미 1년 전인 1993년 르완다에서 인종 청소가 일어날 조짐을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오히려 수백 명 군인을 파병해 후투족 병사를 훈련시키는가 하면, 탄약과 로켓 등 150만 달러 상당 군수물자를 지원했습니다.
후투족 정부를 통해 아프리카에서의 자국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프랑스는 대학살과 관련이 없다고 잡아뗐습니다.
2006년에는 반발한 르완다가 단교를 선언하기까지 했습니다.
프랑스가 대학살과의 연관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사건이 일어난 지 16년 만인 2009년의 일, 자체 진상 규명 조사도 진행했고, 지난달에는 대학살을 미리 알아차리거나 막지 못한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빈센트 두커트 / 프랑스의 '르완다 보고서' 참가 학자 : 정치적, 제도적, 인지적인 면을 종합하면 책임이 무척 큽니다. 프랑스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직접적인 개입이나 공모는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프랑스의 직접 책임을 묻는 이번 보고서가, 양국 간 미래 관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드뉴스 이상희입니다.
[송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