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컬스 장례식에서 추모사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우측)
[멤피스[美테네시주]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에서 체포과정에 경찰관들의 무차별 폭행으로 숨진 흑인 타이어 니컬스(29)의 장례식이 그가 숨진 지 3주 만인 1일(현지시간) 테네시주(州) 멤피스의 한 교회에서 열렸다.
장례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 관계자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역시 경찰에 폭행당해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와 에릭 가너 등의 유족들도 참석해 그의 가는 길을 추모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추모사에서 이번 사건을 공공안전을 보장해야 할 경찰의 사명에 반하는 폭력행위로 규정, "그것은 공공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니컬스도 안전해야 할 권리가 있지 않았느냐"며 경찰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미 부통령으로서 의회가 조지 플로이드 법안을 지체 없이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타협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이 처리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플로이드법(George Floyd Justice in Policing Act)으로 명명된 경찰개혁법안은 2020년 백인 경찰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이름을 따 발의됐다.
이 법안은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할 때 목을 조를 수 없게 하고, 면책 특권을 제한해 용의자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 경찰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당시 플로이드 사건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고,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하원은 이 법안을 2020년, 2021년 두 차례나 처리했지만 공화당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상원에 발목을 잡혀 통과되지 못했다.
필리버스터 규정에 따라 상원에서 법안 심의를 끝내고 표결에 부치려면 100명 중 60명의 찬성이 필요했지만 공화당이 경찰의 면책 특권 제한 조항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지 플로이드 법안 및 관련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2일 백악관에서 연방의원 등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맞아 숨진 니컬스의 장례식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장례식에서 흑인 민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추모사에서 폭행 경관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면 그같이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히 "니컬스가 백인이었다면 그처럼 그를 폭행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흑인에 대한 차별 대우를 주장했다.
니컬스를 폭행해 해고된 5명의 경찰관도 모두 흑인이었다.
샤프턴 목사는 또 "우린 공공안전에 대한 우려는 물론 범죄를 다룰 필요성도 이해하지만 스스로 범죄자가 되어 범죄와 싸우진 않는다. 스스로 살인자가 되어 거리에서 악당과 맞서지 않는다"며 "그들은 경찰이 아닌 폭력배"라고 비난했다.
앞서 니컬스는 지난 7일 멤피스에서의 교통 단속 과정에서 경찰에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사흘 뒤인 10일 숨졌다.
이후 공개된 현장 영상에는 경찰들이 그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발길질과 곤봉으로 때리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사건으로 폭행에 가담한 5명의 경관이 해고됨과 동시에 2급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도주하는 니컬스에게 테이저건을 쏜 백인 경관 등 2명은 정직된 상태로 조사받고 있다.
현장 응급 처치를 부실하게 한 2명의 소방서 응급요원과 그의 부서장도 해고되는 등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모두 10명이 징계를 받았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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