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항공모함 '상파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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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브라질 해군이 퇴역 항공모함을 대서양에 수장시키겠다고 발표해 환경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해군은 1일(현지시간) 수개월째 브라질 앞바다에서 떠돌고 있는 재래식 항공모함 '상파울루' 호를 대서양의 브라질 해역 내에 수장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배의 해양 폐기에 반대하는 단체들과 환경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브라질 검찰이 해군의 조치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이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브라질 해군은 성명에서 "이 배가 바다 위에 떠 있는 여건이 악화해 통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체를 폐기하고 계획된 방식으로 침몰시키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항공모함은 우여곡절 끝에 최근 몇 달간 브라질 앞바다를 떠돌게 되면서 '유령' 취급을 받아왔다.
1963년 프랑스에서 건조된 이 배는 배수량이 만재 때 3만2천여t으로 비행기 40기를 운반할 수 있다. 2000년 브라질이 프랑스에서 이 배를 사들이면서 브라질 해군의 유일한 재래식 항공모함으로 운용되다가 약 20년 만에 퇴역하고 2021년 고철용으로 튀르키예 조선소에 매각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해군 기지를 떠났던 이 배는 튀르키예로 들어가지 못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 배에 유해 물질인 석면이 포함됐을 수 있다며 입국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배는 다시 돌아왔지만, 브라질 항구에서도 이 배가 계속 방치될 경우 감당해야 할 위험이 너무 크다며 정박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브라질 해군은 해안으로부터 350㎞ 떨어진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이 배에 구멍을 뚫어 가라앉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같은 브라질 항공모함 수장 계획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전했다.
타임은 "독성 물질로 인해 국제적인 분쟁에 휘말린 항공모함이 해양에서 가장 큰 쓰레기 중 하나가 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바젤행동네트워크(BAN)의 짐 퍼킷 국장은 이 배를 바다에 버리는 것이 "중대한 과실"이며 국제 환경 협약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항공모함을 이렇게 가라앉힐 수는 없다며 "다시 브라질로 들여와 환경적으로 건전한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해양쓰레기 프로그램 책임자인 낸시 월리스는 "바다에 버려진 배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독성 화학물질이 해양 동물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려진 선박이 기름 유출을 일으키고 페인트 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을 물에 침투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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