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이 중국을 방문 중인 상황에서도 군용기와 함정들을 대만 주변에 보내는 등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 매체들은 29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 및 해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6대와 군함 4척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인민해방군 군용기의 대만 주변 공역 활동 상황도
[대만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대만 주변에서 탐지된 인민해방군 군용기 16대 가운데 11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의 서남 공역에 진입했다.
대만 ADIZ에 진입한 인민해방군 군용기를 기종별로 보면 젠(J·殲)-10 전투기 8대, H-6 폭격기 1대, Y-8 대잠(ASW) 초계기 1대와 Y-8 정찰기 1대 등 모두 11대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방송을 하는 한편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6시부터 28일 오전 6시 사이에도 인민해방군 군용기 9대와 함정 4척을 대만 주변에서 포착했다고 대만 국방부는 밝혔다.
중국이 친중파인 국민당 출신 마 전 총통의 중국 방문 기간에도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마 전 총통은 지난 27일 상하이 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국했다.
마 전 총통은 국공내전 종료 이후 74년 만에 대만의 전·현직 최고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마 전 총통은 28일에는 난징 교외 쯔진산(紫金山)에 위치한 쑨원(孫文·1866∼1925)의 묘, 즉 중산릉을 참배한 뒤 쑨원 기념관을 참관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달 들어 29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인민해방군 군용기 341대와 군함 105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8월 2∼3일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군용기를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ADIZ에 진입시키고 있다.
대만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군용기의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ADIZ 침범에 대해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전술이자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기 위한 '회색지대 전술'(gray zone tactics)로 분석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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