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착륙 직전 비상문이 열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문 앞에 있던 30대 승객이 갑작스레 문을 연 건데, 탑승객 모두가 착륙할 때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항공기 안으로 거센 바람이 들어옵니다.
승객들은 비상구 반대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채 힘겹게 버팁니다.
항공기 좌석 커버와 머리카락이 거세게 휘날리고, 두 손은 자리를 꼭 붙들고 있습니다.
열린 비상문으로는 하늘이 훤히 보입니다.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문이 착륙을 앞두고 213미터 상공에서 갑자기 열렸습니다.
[탑승객]
"뭐가 빨려 나가는 것처럼 벌어진 문틈에 끼인 것처럼…"
강한 진동과 폭발음이 들리면서 기내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탑승객]
"비행기가 엄청나게 흔들렸고… 그때 순간적으로 창문을 봤는데 상당히 높아서 '이거는 무조건 죽는 거구나'라고…"
비행기는 날개 뒤쪽 비상문이 열린 채 3분가량 비행한 끝에 대구공항에 착륙했습니다.
학생을 포함한 탑승객 9명은 과호흡과 어지러움, 손발 저림 등을 호소하며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항공기에는 승객 197명과 승무원 6명 등 203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초·중학생 60여 명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문을 연 건 비상구 쪽에 앉아 있던 30대 남성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비상구 옆에 앉으신 고객님이 문을 열어서… 이분이 문을 열어놓고 뛰어내리려고 시도했나 봐요."
남성은 체포 당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항에서 남성을 체포한 경찰은 남성이 몸 상태를 회복하는 대로 항공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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