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최근 추진 중인 행사 포스터입니다.
영어 단어로 '솔로몬의 선택', 그 위에는 '성남에서 인연을 만나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성남에 있는 유명 호텔로 미혼남녀 100명을 각각 초대해 만남을 연결해주겠다는 겁니다.
연애 코칭과 디너 파티, 커플게임 같은 프로그램이 실시된다고 돼 있습니다.
참가 신청도 받고 있습니다.
나이는 27세에서 39세로 제한되고 사진을 포함한 신청서와 혼인관계증명서, 재직증명서 등을 내야 합니다.
충북 청주시 또한 '청춘 썸데이'라는, 비슷한 이름의 행사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미혼 남녀 15명씩,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해 만남의 기회가 부족한 청춘 남녀에게 인연을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서울시 또한 이른바 '서울팅'이란 이름의 만남행사 추진을 염두에 두고 사전 의견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강 공원 러닝 뒤 쓰레기 줍기와 전통시장 맛집 투어 같은 프로그램이 이번 조사에 포함됐습니다.
결혼과 출산이 줄어드는 현상이 확산되자 각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 나름의 대책을 내놓거나, 검토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입니다.
만남의 자리가 없어서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며 엉뚱한 행사에 세금을 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연재해나 전쟁 중에도 남녀는 사랑을 한다'며 '제발 현실적인 신혼가구와 육아지원 정책을 내달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청년 정치인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가가 만들어줘야 할 건 연애할 시간과 여유, 인프라"라며 "누가 직접 만남을 시켜달라고 했냐"고 반문했습니다.
함께 방송에 출연한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과 김용태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한목소리로 "지자체가 소개팅을 안 시켜줘서 결혼을 못하고 애를 못 낳겠냐"며 "이런 데 쓸 예산이 있다면 청년층 지원을 위한 다른 곳에 써달라"고 말했습니다.
성남시와 청주시는 다음 달까지 신청자를 모집한 뒤 오는 7월에 행사를 열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아직 행사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 중이며 행사 개최가 확정된 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곽승규 기자(heartis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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