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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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신고 핵시설 가동 의혹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기로 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정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내놓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는 이란에 관한 모든 발표를 듣고 있다. 그래서 이란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메시지는 이란의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기로 했다는 IAEA의 발표를 겨냥한 것이다.
앞서 IAEA는 전날 회원국에 공유한 분기별 기밀 보고서에서 현재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4천744.5㎏으로 농축 우라늄 허용치의 23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AEA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핵무기 제조 수준에 버금가는 농도 83.7%의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고 언급했던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과 관련해 더 질문할 사안이 없다고 적었다.
또 테헤란에서 동남쪽으로 525㎞ 떨어진 마리반 지역에서 핵물질 흔적이 나왔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마리반과 투르쿠자바드, 바라민 등은 이스라엘이 과거 이란의 비밀 핵 활동 장소로 지목한 곳이다.
이란이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지하 핵시설 위성사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IAEA 조사 중단과 관련해 이스라엘 외무부의 리오르 하이아트 대변인은 "이들 지역의 핵 물질 존재에 관한 이란의 설명은 믿을 수 없다"며 "이란은 IAEA에 계속 거짓말을 해왔고 국제사회를 속여왔다"고 논평했다.
그는 이어 "이들 지역에 대한 조사를 종결한 것은 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동시에 계속 국제 사회를 속여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란에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아트 대변인은 IAEA를 향해서도 "이번 (조사 종결) 결정은 IAEA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중동 내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앙숙인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란 핵 합의가 복원되고 경제제재가 풀리면, 이란이 더 빠른 속도로 핵무장에 나설 것이라면서 합의 복원 반대 입장도 펴 왔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 핵 문제의 우선 해법으로 외교를 제시한 미국과 달리 무력을 써서라도 이란 핵무장을 막아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해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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