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박진옥 '나눔과나눔' 상임이사 인터뷰 기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달 30일 송고한 [삶] 제사상에 술 대신 바나나우유…엄마아빠 없는 아기 공영장례 빈소, 기사는 개인적인 경험과 스토리를 담았고, 이번 인터뷰 기사는 공영장례 관련한 문제점 등을 다뤘습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박진옥 상임이사
[촬영 이건희]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기자= "만약에 흉악범 조두순이 죽었는데,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공영장례를 진행해야 할까요"
박진옥 '나눔과나눔' 상임이사(51)는 이런 질문을 놓고 활동가들과 함께 고민하곤 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는 애도할 권리와 애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조두순도 애도 받을 권리를 가진 국민이니 공영장례를 치러주는 게 원칙적으로 맞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흉악범의 장례를 치러줘야 하느냐면서 반대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장사 제도와 관련해 고민할 것도 많고,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고 했다.
올해 9월 29일부터 시행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개정에 따라 친구나 지인들도 장례를 주관할 수 있도록 법적 조치가 이뤄졌으나 가족들이 있는지, 있다고 하더라도 장례를 위임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 경우 평균 한 달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죽은 지 한 달 후에 장례를 치르면 시신 부패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박 이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전에 본인이 장례주관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 뜻대로 장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제도를 만들면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구나 지인들이 곧바로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병원비를 정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이 사망진단서를 발급하지 않아 유족이 장례를 포기하는 일도 있다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박 상임이사는 대학교 졸업 후 금융기관에 입사했다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랑의 열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를 거쳐 지난 2013년부터 '나눔과나눔'의 상근자로 일해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시절 박진옥
[본인 제공]
-- 장례지원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 개인 생활 보장이 안 되는 점이 있다. 밤에도 전화 연락이 온다. 우리가 상담했던 분, 장례를 지원했던 분들이다. 그들은 마음의 고통을 이야기할 데가 없다 보니 술을 마시고는 우리한테 전화한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준다. 그들에게 우리는 '안전지대'인 셈이다.
--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하나.
▲ 많이 걷는다. 집 근처의 작은 산을 돌기도 하고, 점심 후 사무실 근처를 산보하기도 한다. 기독교도이기는 하지만 하루에 15∼20분 정도 108배를 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운동을 하면서 삶에 대한 고민을 정리한다. 독서도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준다. 올해 들어서만 20권 정도의 책을 봤다. '고독사를 피하는 방법' 등과 같이 죽음 관련 책을 읽기도 한다. 현장 활동을 하면서 '버거움'이 생기는데, 독서가 이런 감정적 부분들을 긍정적으로 회복시켜주기도 한다.
-- 술과 담배는 안 하나.
▲ 술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많이 마시지 않는다.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마포돌봄네트워크와 연대활동 중인 박진옥 이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본인 제공]
-- 죽음은 존엄해야 하나.
▲ 인간이라면 죽음의 과정과 그 이후의 장례가 존엄해야 한다. 만약에 시신을 넝마로 싸서 구덩이에 묻는다면 그 과정이 존엄하다고 할 수 없다. 과거의 가난했던 시절, 전쟁 진행 중에 그런 일이 적지 않았다. 지금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죽음 의례가 생략되는 일이 많은데, 이는 존엄하지 않은 일이다.
-- 죽으면 본인은 아무것도 모를 듯한데, 왜 장례식에 대해 걱정할까.
▲ 시신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부패한다. 사람들은 죽음 이후 자신의 시신이 방치될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있다. 또 사람들은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장례식에 와서 술 한 잔 따라줬으면 하고 바란다. 자신이 잊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특히 단절돼 살았던 사람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 죽으면 잊히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데, 그걸 왜 두려워하나.
▲ 사람들은 죽음이 완전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보는 듯하다.
2019년 12월 '성북 네 모녀' 공영장례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란 무엇인가.
▲ 연고자가 없는 경우, 연고자가 있지만 찾을 수 없는 경우, 찾았지만 장례를 치를 수 없어 위임하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기초자치단체가 장례를 주관한다. 즉, '무연고 사망자' 모두가 연고자가 없는 것이 아니다. 연고자가 있는 경우가 70%나 된다. '무연고 사망자'는 장례를 치를만한 가족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 연고자는 누구를 말하나.
▲ 장사법 2조16호에 따르면 연고자는 우선권 행사 순서로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손녀, 조부모, 형제ㆍ자매를 말한다. 2020년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삼촌, 이모, 조카 등은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장례를 치르지 않고 위임할 경우에 '사실상 시신을 관리하는 자'에 해당된다. 즉, 장례를 주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연고자들을 찾고 장례 위임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리는 문제가 있다.
-- 친구나 지인은 장례를 주관할 수 없나.
▲ 보건복지부 지침으로 2020년부터 친구나 지인도 장례주관자가 될 수 있게 됐다. 그 이전까지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법으로 명시된 게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 경찰관과 장례식장 관계자들이 이를 몰라서 친구나 지인은 장례를 주관할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그전에는 원천적으로 친구나 지인이 장례를 주관할 수 없었나.
▲ 그렇다. 보육원에서 자란 50대가 죽은 일이 있었다. 보육원 친구들이 와서는 장례를 치르겠다고 했다. 지자체와 경찰은 안 된다고 했다. 그들은 "개가 죽은 것도 아닌데, 우리가 장례를 치를 수 없다니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지금은 복지부 지침으로 가능해졌으나 법률이 아니어서 현실적 한계가 있다.
서울시립승화원의 공영장례 전용 빈소 '그리다'
[본인 제공]
-- 올해 9월 29일부터 시행되는 장사법 개정 내용은 무엇인가.
▲ 개정된 장사법 12조 2항은 '무연고 사망자가 사망하기 전에 장기적·지속적 친분을 맺은 사람, 종교활동이나 사회적 연대활동을 함께 한 사람, 사망자가 생전에 유언 방식으로 지정한 사람이 장례를 주관할 수 있도록 했다. 지침 수준이었던 것이 법률로 명시된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연고자들을 찾아서 장례를 치를지 확인해야 하므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 연고자들이 장례 주관을 원한다면 친구나 지인들은 고인의 생전 의지와 상관없이 물러서야 한다.
-- 가족이 아닌 사람한테 장례를 맡기는 사람이 있나.
▲ 그런 사례가 종종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공영장례를 희망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죽더라도 외국에 살고 있는 자녀들에게 부고를 알리지 말라고 나한테 당부했다.
-- 사망한 지 한 달 후에 장례식을 치르면 시신에 문제가 생기지 않나.
▲ 시신이 부패한다. 시신 보관실의 온도는 3∼5도로 냉장고 온도와 비슷하다. 냉장고에 생선을 오래 두면 부패한다. 시신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냉동 보관할 수는 없다. 염습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2009년 국제앰네스티 근무 시절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는 박진옥 당시 캠페인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고자가 장례를 위임하는 이유는.
▲ 관계 단절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 장례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015년에 소비자원이 발표한 평균 장례비는 1천380만 원이었다. 그 이후 평균 장례비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8년이 지난 지금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났을 것이다. 장례비는 빈소 등의 시설 사용료, 수의ㆍ관 등의 장례 유품 비용뿐 아니라 조문객 음식값도 포함한다. 음식값은 장례식장마다 차이가 있으나 1인당 2만5천원이 넘는다. 장례업체들은 장례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어서 기회비용을 전가하고, 경황이 없는 유족들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어 가격이 올라간 듯하다.
-- 다른 비용은 없나.
▲ 이 외에 시신 안치비용이 하루 10만 원이나 된다.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식까지 평균 한 달이 걸리므로 적지 않은 부담이다. 게다가 사망자들은 돌아가실 때 평균 500만∼600만 원의 병원비를 남긴다. 이렇게 되면 장례를 치르는 데 들어가는 전체 비용은 2천500만 원을 웃돌게 된다. 이런 비용 부담 등으로 장례를 주관하지 않고 위임하겠다는 연고자들이 적지 않게 나온다.
-- 장례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하던데.
▲ 한번은 쪽방촌에 갔다. 공영장례를 치른 뒤에 제물상의 음식을 전달해주러 간 것인데, 50대 남자의 방안 벽면에 내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는 것을 봤다.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공영장례 활동가인 나(박진옥)에게 연락하라는 뜻이다. 나는 그걸 보고 그 분한테 누군가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위안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홀로 사시는 분들은 죽음 자체는 두렵지 않은데, 장례에 대한 걱정은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공영장례는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 공영장례에 가족들이 대체로 참석하나.
▲ 가족이나 지인들이 참석하는 경우가 30%가량 된다. 가정폭력을 행사했던 한 아버지가 숨진 일이 있었다. 그 폭행의 피해자였던 아내와 자녀들은 장례를 위임했다. 공영 장례식 날짜를 알렸는데, 의외로 아내와 자녀가 참여했다. 예상했던 대로 그들은 장례식에서 울지는 않았다. 그런데 따님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한테 문자를 보내왔다. 아버지를 정말 미워했는데, 장례를 하고 나니 용서할 마음이 조금은 생겨나서 다행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런 사례를 접하면서 공영장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2020년 12월 출소 당시의 조두순
[연합뉴스 자료사진]
-- 다른 지자체의 공영장례도 서울과 같이 사별자(유족 등)의 참여를 보장하나.
▲ 타지역의 공영장례는 사별자의 애도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것 같다. 한번은 다른 지역 공영장례에 참여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장례를 주관하는 그 지역 자원봉사 단체에 의해 고인의 딸이 참석하지 못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장례 일정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의도적으로 참석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좋은 아파트에 살면서 아버지 장례를 직접 주관하지 않고 공영장례로 넘긴 것은 불효여서 장례식에 참석할 자격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가정사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연이 적지 않다. 그 딸을 불효자로 낙인찍고, 장례식에 못 오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 흉악범에게도 공영장례를 치러줘야 하나.
▲ 만약에 조두순이 죽어서 그에 대한 공영장례 의뢰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활동가들은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고, 자원봉사자들에게 견해를 물어보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사람의 장례에 국민의 세금을 써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그런 정서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렇게 공영장례를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 누구든 애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흉악범까지 공영장례를 거부해야 하는지 그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편집자 주= 조두순은 초등학교 2학년생을 성폭행해 12년간 복역한 뒤 2020년 12월 초에 출소했다. 그는 상해치사, 절도, 폭력, 아동학대 등도 저질렀다. 현재 만 70세로 자녀는 없으며, 배우자와 함께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다. 조두순 부부는 기초연금과 기초생활 급여로 매달 12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박진옥 상임이사
[촬영 이건희]
-- 병원이 사망진단서 발급을 안 해줘서 장례를 못 치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 장례를 치르려면 병원의 사망진단서가 필요하다. 문제는 유족들이 병원비를 완납하지 않을 경우, 병원이 사망진단서를 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망진단서가 발급되지 않아 1천 일이나 장례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유족들은 할 수 없이 공영장례를 선택하게 된다. 병원들의 이런 행태는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 '무연고 사망자' 시신이 의과대학 해부 실습용으로 사용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 과거의 일이다. 지금은 본인이 생전에 시신 기증을 약속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사망자 가족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유족들이 반대하면 실습용으로 사용될 수 없다. 일부 노인들은 시신을 기증하면 의과대학이 장례를 치러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시신 기증을 약속하기도 한다. 시신 기증과 장례식과는 연관성이 없다.
-- '무연고 사망자'의 사망진단서 내용이 무성의하다고 하던데.
▲ 사망원인이 '기타 및 불상'으로 돼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사망원인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내재적 질병', '심정지'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내재적인 질병이 무엇인지, 심정지는 왜 왔는지 설명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죽을 때 심정지가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니 심정지가 사망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만약에 관심을 가진 사망자 가족이 있다면 의사들이 이런 식의 사망진단서를 발급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서는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립승화원 '무연고 사망자' 추모의 집에서 열린 합동 추모위령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 외의 다른 지자체들 대부분이 공영장례를 진행하나.
▲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공영장례의 주최는 기초단체들이다. 서울 외 지역의 기초단체들 가운데 공영장례 조례를 갖추고 있는 곳은 40%에 그친다. 조례가 있더라도 공영장례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 조례가 무용지물인가.
▲ 어떤 장례식장 측은 공영장례를 진행하면서 자원봉사자를 못 오게 한다. 지인도, 자원봉사자도 없으면 장례식장 측은 다른 장례 상가에 위폐 사진을 슬쩍 올려놓은 뒤 사진을 찍어 기초단체에 보낸다. 그 지자체는 시신만 처리하면 80만 원, 공영장례식까지 진행하면 추가로 80만 원을 더 주기 때문이었다.
-- 이런 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시민들이 공영장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서울시 공영장례의 경우 자원봉사자, 종교봉사자, '나눔과나눔' 활동가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 바람직한 공영장례를 위해 관공서가 바뀌어야 할 것이 있다면.
▲ 일선 직원들이 공영장례와 관련한 법률을 잘 모른다. 경찰관이나 구청 직원들이 장사법, 보건복지부 지침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안내를 하는 경우가 있다. 관련 내용을 숙지했으면 한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박진옥 상임이사
[촬영 이건희]
-- '내 뜻대로 장례'란 무엇인가
▲ 생전에 본인이 희망했던 방식대로 진행되는 장례를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어떤 사람은 자신이 죽더라도 자녀에게 절대로 알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자녀들에게 장례를 맡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당사자가 생전에 지정하는 사람이 장례를 주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는 불가능하다. 장사법에 따라 연고자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나는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본인 자신에 대한 장례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기를 바라나.
▲ 내가 죽으면 현재 진행하는 서울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로 치렀으면 한다. 공공이 지원하는 장례 정도면 충분하다. 가족만 조용히 참여하고, 지인들에게는 나중에 부고만 알렸으면 한다.
--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무연고 사망'이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이웃의 문제, 나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공영장례에 관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그러면 공영장례는 훨씬 더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재지원 이건희 인턴기자)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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