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시상식 참석한 김태한
(워털루[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지난 4일(현지시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22)이 6일 벨기에 브뤼셀 인근 워털루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상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6.6 shin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아직도 얼떨떨해요. 근데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레퍼토리 전력이 좋았고,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부터가 시작이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하루아침에 클래식계의 '라이징 스타'가 된 바리톤 김태한(22)은 겸손했다.
김태한은 6일(현지시간) 벨기에 워털루에 있는 음악 고등교육기관인 '퀸엘리자베스 뮤직샤펠'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만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지난 4일 새벽 콩쿠르 최종 순위 발표 뒤 개최된 공식 시상식이다.
주최 측은 매년 대회가 끝난 뒤 벨기에 마틸드 왕비를 비롯해 왕실 관계자, 각국 대사, 벨기에 연방정부 관계자 등 소수만 초청해 시상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한국 언론 중에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벨기에 마틸드 왕비와 기념사진 촬영하는 김태한
(워털루[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지난 4일(현지시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22)이 6일 벨기에 브뤼셀 인근 워털루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상장을 들고 벨기에 마틸드 왕비(오른쪽 두번째)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3.6.6 shin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김태한은 마틸드 왕비로부터 직접 상장을 받았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상장 명칭도 '마틸드 여왕 상'이다. 상금 2만5천유로도 수여됐다.
이날 결선 때보다 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김태한은 상을 받은 뒤 연합뉴스와 만나 "상을 받을 때 인사하는 방법을 뒤에서 알려주셨는데, 제가 첫 순서라 너무 떨렸다"며 웃었다.
김태한은 오는 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폐막 공연을 통해 '우승자'로서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결선 때 했던 코른골트의 오페라 아리아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를 다시 한번 부를 예정이다. 결선 당시 그는 완벽에 가까운 독일어 발음과 '정석에 가까운' 발성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김태한은 당초 준결선 때 준비했으나 하지 못한 마스네의 오페라 '에로디아드' 중 '사라지는 행복한 꿈'도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현지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이달 20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빛낸 '한국 성악가 3인방'
(워털루[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세계 3대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22·중앙)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인근 워털루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바리톤 권경민(30·왼쪽), 베이스 정인호(31)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 한국은 최종 결선 진출자 12명 중 이들 3명이 포함되며 국적별 최다를 기록했다. 2023.6.6 shin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열린 시상식은 결선 진출자 12명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입상자는 1위부터 6위까지지만, 나머지 결선 진출자 모두 공식적으로는 '순위가 매겨지지 않은 수상자'(Unranked Laureates)로 기록돼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수여된다.
성악 부문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12인에 든 것 자체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인 셈이다.
'콩쿠르 우승' 상장 보여주는 김태한
(워털루[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세계 3대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22·중앙)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인근 워털루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자신이 받은 상장을 펼쳐 보이고 있다. 2023.6.6 shin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김태한 외에 5위로 입상한 베이스 정인호(31)와 바리톤 권경민(다니엘 권·30)까지 '한국 성악가 3인방'에 관심이 집중됐다.
세 사람은 콩쿠르 전부터 친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정인호는 "솔직히 1차(본선)부터 붙을 것이라곤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 나이가 있어 이번이 콩쿠르는 거의 마지막 기회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아∼'하고 발성만 해도 '아 이건 정인호구나'라고 할 정도로 저만의 색깔을 내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면서 "쉴 틈 없이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게 진정한 꿈"이라고 밝혔다.
벨기에 마틸드 왕비와 기념사진 촬영하는 '콩쿠르 최종 12인'
(워털루[벨기에]=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세계 3대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 최종 진출한 12명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인근 워털루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마틸드 왕비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대회에서 우승한 김태한을 비롯해 총 3명이 결선에 진출해 국적별 최다를 기록했다. 2023.6.6 shine@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내달 결혼을 앞뒀다는 권경민도 6위 이내에는 들지 못했지만, '예비 신부'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게 됐다.
그는 이전에도 다른 대회에서 1위 등 좋은 성적을 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큰 무대에서 성적을 낸 것은 거의 처음이라며 "유명한 성악가보다 무대에 계속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늦깎이' 혹은 슬럼프를 겪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대회는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되며, 지난 4일 발표된 성악 부문 최종 결과 김태한이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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