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은평구의 한 카페에 남성 한 명이 들어옵니다.
손에 무언가 들고 왔는데, 자세히 보니 프린트 기계입니다.
뒤따라 들어온 일행 남성은 서류 한 뭉치를 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빈 테이블에 프린터를 올려둔 채 다른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잠시 뒤, 옆에 있던 손님들이 나가자 테이블 하나를 더 끌어옵니다.
아예 사무 공간을 차리려는 듯 본격적으로 프린터를 만집니다.
[카페 업주]
"설마 했거든요. 저걸 사용하시려고 들고 오시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세팅을 막 하시길래 일단은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런데 뭔가 뜻대로 되지 않는 듯 계산대로 향합니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카페 업주]
"거기에 꽂아 보시더니 안 되니까 이제 저한테 오신 거예요. 제가 '그쪽은 안 쓴다, 안 된다'라고 이제 '고장이 났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이제 못 쓰게 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랬더니 '그러면 사용할 수 있는 콘센트가 어디냐' 그래서 제가 '카운터 쪽밖에 없다'…"
가게 안에서 전원을 쓰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기계를 정리하는 남성.
이후에도 2시간여 동안 전화통화와 각종 서류 작업을 하다가 나갔다고 합니다.
남성 두 명이 2시간 동안 테이블 세 개, 각종 짐 등을 놓느라 의자 다섯 개를 차지한 채 시킨 음료는 4천 원짜리 아메리카노 두 잔.
프린터가 계획대로 설치됐다면 얼마나 더 있었을지, 업주는 아찔했다고 합니다.
[카페 업주]
"거의 대부분은 컴퓨터, 노트북 그다음에 태블릿, PC 이렇게 3개, 4개 가져오셔서 여러 군데 이제 전원 꽂아놓으시고 이렇게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프린터까지 들고 오시는 분 저도 처음 봤어요."
A씨는 "너무 당황해서 남성들이 나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좁은 가게에서는 손님들도 선을 지켜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연은 자영업자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도 전해졌는데, 누리꾼들은 "프린터는 상식 밖이다, 그 정도면 공유 오피스를 갔어야 하지 않냐"며 업주의 하소연에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지수F 기자(jisu@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