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나흘 전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거대한 댐이 파괴돼 일대 14개 마을이 물에 잠기고 수만 명이 피해를 입었죠.
댐은 왜, 누가 폭파했을까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방을 사건의 배후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범인은 이 댐이 폭파되면서 이익을 더 많이 얻게 되는 쪽일 가능성이 높겠죠.
권희진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 리포트 ▶
카호우카댐이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 헤르손 일대가 물에 잠겼습니다.
수만 명 이상의 이재민들은 전염병과 유실된 지뢰의 위협에도 노출됐습니다.
강물과 토사가, 곡창 지대를 덮치면서 전 세계 식량 위기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나토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합니다.
헤르손 일대를 물에 잠기게 해 우크라이나군이 크름 반도와 동쪽 러시아 점령지 방면으로 반격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입니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던 댐을 스스로 폭파시키는 수공을 감행했다는 주장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입증하는 통화 내용을 감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가 다른 조력자들과 함께 댐을 파괴했다고 모두가 믿고 있다."
러시아는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테러라고 주장합니다.
[세르게이 쇼이구/러시아 국방장관]
"이 지역에서의 러시아 공격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벌인 폭파 작전, 테러 공격이다."
물이 강 동쪽 러시아 요새를 휩쓸고 드니프로강 동남쪽 지역이 잠기면서 서쪽 오데사까지 진출한다는 러시아의 계획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오데사와 몰도바를 연결해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장악하고 흑해를 완전히 손에 넣는 것은 이 전쟁의 주요 목적이었습니다.
[홍완석/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
"(러시아) 장군들도 몇 번 이야기했잖아요. 크름반도에서 (몰도바의)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육로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어떻게든 흑해를 다시 확보하는 것이 지금 크레믈린의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닌가. 나토가 그(흑해) 안에서 군사활동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을 했었거든요."
댐이 파괴되면서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에 물을 공급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댐을 장악한 뒤 그동안 끊어졌던 크름반도에 대한 물 공급을 재개할 만큼 카호우카댐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미국은 사건의 배후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전쟁 중이라고 해도 엄청난 민간인 피해를 유발하는 댐과 같은 시설 파괴는 국제법상 엄중한 전쟁 범죄로 취급됩니다.
이 사건의 배후가 누구냐에 따라, 전쟁을 둘러싼 국제 여론도 한층 달라지면서 전쟁은 그에 따른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권희진입니다.
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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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진 기자(heej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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