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덥고 긴 여름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잠든 사이 일을 하는 환경미화원들도 식지 않는 더위 속에 힘겹게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전효정 기자가 그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인 새벽 4시.
환경미화원 두 명이 쓰레기봉투를 낚아채 트럭을 채워나갑니다.
오늘 하루 치워야 하는 쓰레기만 5톤 트럭 3대 분량입니다.
[임헌성/환경미화원]
"코스가 길다 보니까 또 많이 가야 되고. 쓰레기도 많이 나오고."
새벽인데도 계속되는 열대야에 기온은 27도 안팎, 체감온도는 30도에 육박합니다.
마스크에 안전모까지 쓰고 있다 보니 한 시간도 안 돼 온몸은 땀범벅이 됐습니다.
새벽 3시부터 낮 12시까지 걷고 또 걷고.
매일 4만 보에서 5만 보를 걸으며 쓰레기를 치우는 데 30킬로미터 이상을 걷는 겁니다.
[오준석/환경미화원]
"엉덩이 같은 데가 다 부르텄더라고요. 땀이 젖고 하다 보니까. 이 땀이 밑으로 다 내려가더라고."
수거차량 뒤 발판을 타고 다닐 때만 해도 수거가 수월했지만 지난달 발판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나면서 발판 사용이 금지돼 걷는 거리는 더 늘었습니다.
[임헌성/환경미화원]
"체력이 한계가 있는 거지. 발판을 갑자기 떼다 보니까 더 힘들어졌어요. 우리가. 하루 종일 계속 걸어야 되고 또 날씨는 덥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미화원이 120리터 수거통을 밀고 다니며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여름에는 음식물이 더 빨리 썩고 악취가 심해 기온이 치솟기 전 최대한 빨리 치워야 합니다.
해가 뜨고 난 후 아스팔트의 표면 온도는 31도,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에서 나오는 열기는 74도에 육박했습니다.
[장 수/환경미화원]
"냄새랑 땀이 많이 나서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요. 그냥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되는 거죠."
하지만 미화원들이 따로 쉬는 공간은 없고 잠시 인근 편의점에 들러 에어컨 바람을 쐬며 냉커피를 먹는 게 전부입니다.
전국에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환경미화원들도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수(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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