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김정은한테 생일 축하 편지 쓰는 국민이 수만 명이다."
군사정권의 대표적인 간첩단 조작 사건에 대해선 "조작이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데, 진실화해위원회의 간부 황모 국장이, 직원 교육에서 한 얘기들입니다.
그런데 국정원 출신인 황 씨가 이번엔, 자신이 하려던 간첩수사를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막았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습니다.
실명이 거론된 당사자들은 허무맹랑한 얘기라며 반박했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진실화해위원회 황 모 조사1국장이 지난해 10월 조사관 약 80명을 대상으로 교육에서 한 발언입니다.
지난 정부 대통령비서실 관계자가 이른바 '청주 간첩단 사건'으로 불리는 국정원의 대공수사를 막았다는 주장입니다.
[황 모 국장/진실화해위 내부 교육 (지난해 10월 5일)]
"청와대에서 백원우(당시 민정비서관) 라는 애가 (국정원) 김준환 차장한테 전화를 해가지고 잘라버리겠다고, 죽여버리겠다고 망언을 했다더라고요. 그래서 수사가 스톱(중지)된 거예요."
이어서, 자신이 밀어붙여 결국 비서실이 수사를 승인했다는 취지의 말도 합니다.
[황 모 국장/진실화해위 내부 교육 (지난해 10월 5일)]
"4년을 끌어가지고 마지막에 협박을 합니다 거꾸로. 수사 못하게 하면 니네들 특수직무유기죄로 다 잡아넣겠다."
황 국장은 국정원에서 대공수사를 하다 지난해 진실화해위원회로 옮겨온 인물입니다.
해당 교육에서 1980년 진도 간첩단 조작 사건 당시 자행된 고문을 '절차상 문제'로 치부하고 2009년 있었던 법원의 판결도 부정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황 모 국장/진실화해위 내부 교육 (작년 10월 5일) 〈지난 7월 10일 'MBC 뉴스데스크'〉]
"절차적 문제 때문에 이제 다 무죄가 권고 되잖아요. 구속 영장 없이 장기간 구금하고 폭력을 가했다‥과거 절차상의 하자다‥"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백 전 비서관과 김 전 차장은 모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재직 당시 김 전 차장과 업무상 통화를 하는 관계가 아니었다"며, "민정비서관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파트너였다"고 반박하며 법적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김 전 차장 역시 "전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일일이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 직원이 업무 중 습득한 정보를 이렇게 외부에 공개하는 건 국정원법 위반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가 황 국장의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황 국장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편집 :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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