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 시위현장에 방문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대통령으로서 나는 이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전날 밤 월밍턴 시위 현장을 방문한 것처럼 귀 기울이겠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백인 경찰관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며 델라웨어주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 현장에 방문했다는 소식을 31일(현지시간) 알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에 흑인 부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지금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 고통이 우리를 파괴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같은 날 백악관 앞으로 시위대가 모여들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하 벙커에 1시간가량 피신했던 것과 달리 자신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데 방점을 찍으며 흑인사회에 호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중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조지아, 켄터키, 미네소타주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와중에 나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가족과 면담을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분노가 우리를 사로잡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를 좌절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신이 위태로워졌다"고 강조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 경찰과 흑인사회 사이에 형성된 긴장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하지만 NYT는 미국 흑인사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는 11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꺾는 게 아니라 인종차별을 해소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