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쏟아지는 폭설에 마을 전체가 이틀에 걸쳐 정전되는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층인데, 이불과 핫팩에만 의지한 채 추위를 견뎌야 했습니다.
오원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산 중턱 고립된 마을을 찾아가는 길, 취재 차량이 눈에 빠졌습니다.
[하나, 하나, 하나…]
마을까지 1㎞를 더 가야 합니다.
걸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전영애/경기 양평군 지평면 : {전기 들어와요 선생님?} 아이고. 눈 때문에 전기가 안 들어와서 이러고 있어요.]
바닥은 냉골, 간밤의 추위는 핫팩으로 겨우 버텼습니다.
[전영애/경기 양평군 지평면 : {핫팩 몇 개 터뜨리셨어요? 주무실 때.} 5개. 있는 대로 다 터트렸어. 이거 봐 아이고…]
마을회관은 따뜻할 테지만, 가볼 생각은 안 했습니다.
[전영애/경기 양평군 지평면 : 에이, 눈에 내가 미끄러지면 괜히 애들 고생시킬까 싶어서 가다가 미끄러지면 또 어떡해?]
충전 못해 30%만 남은 휴대폰 배터리, 아끼고 아껴 걱정하고 있을 딸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전영애/경기 양평군 지평면 : 걱정하지 마 전기 들어오겠지. 뭐… {혼자 계시니까 걱정이 되지.}]
무릎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더 윗집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종일 쓸어도 마당밖에 못 치웠습니다.
김치가 쉴까 눈 속에 파묻었습니다.
[홍계표/경기 양평군 지평면 : 아니, 냉장고 안에서 썩으니까요. 시원하라고 눈에다 묻었죠.]
전기가 30시간 넘게 끊기니 불편한 게 한 둘이 아닙니다.
[노종식/경기 양평군 지평면 : {화장실은 어떻게 보셨어요?} 물이 없죠. 작은 거는 밖에서 보고…]
[신정애/경기 양평군 지평면 : 이제 오늘 먹으면 없어지죠. 호박죽 쒀 놓은 거 먹고…]
이번 폭설로 경기 양평군에서만 1만3000가구가 정전됐습니다.
아직도 3500가구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 영상편집 강경아]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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