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범죄자 집단 소굴이고 괴물이라며 극단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야당을 향해선, 파렴치한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며 살의를 드러냈는데요.
그러면서 발표한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계엄사가 모든 언론과 출판을 통제한다는 등의, 반헌법적이고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들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은 심야 담화를 통해 기습적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서, 국회,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눴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어젯밤, 긴급 담화)]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여소야대인 국회를 두고는 "범죄자소굴, 괴물"과 같은 극단적 비난을 쏟아 냈습니다.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사실상 야당을 '종북 반국가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척결", 즉 '깨끗이 없애겠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비상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윤 대통령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고, 30분 만에 계엄사령부는 '1호 포고령'을 전국에 발령했습니다.
국회와 정당의 정치활동 일체 금지, 허위 선동 금지, 모든 언론과 출판의 통제, 집회 금지, 48시간 내 파업 의료인 복귀, 영장 없는 체포 구금과 처단.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모두 제약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김정민 변호사/군법무관 출신]
"'망상 계엄'이다. 혼자 망상에 빠져 가지고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은 국회의원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하면서 '국회를 쓸어버리겠다'…헌법상 법률상 근거가 전혀 없어요."
국회를 '범죄자소굴'과 '괴물'이라 비난하고 협치 대상인 야당을 '반국가세력', 즉 적으로 규정한 계엄령은 단 6시간 만에 막을 내렸고 이번 계엄 아래 내려진 유일한 포고령의 효력도 즉시 사라졌습니다.
전두환 군부가 비상계엄을 내렸던 1980년, 대학생이던 윤 대통령은 12·12 군사반란 모의재판에서 재판장 역을 맡아 전두환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계엄군을 피해 피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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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문명배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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