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을 향해 탈당 요구조차 못 하는 현실을 두고,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군홧발로 민주주의를 짓밟으려 했다는 국민적 지탄에도, 여당으로서 아무런 대책이나 존재감조차 보여주지 못하면 뭘 더 할 수 있겠냐는 건데요.
여당 내에서도 탈당을 넘어 임기단축 개헌이나, 탄핵, 하야마저 불가피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손하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식 탈당 요구를 추진했지만, 친윤석열계의 집단 반발로 일단 보류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이자 국정동반자"라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탈당 요구를 처음 제안했던 한동훈 대표는 제안이 좌초된 직후, 헌법정신을 저버린 윤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신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친한동훈계 역시 "대통령 탈당조차 안 된다는 당에서 무엇을 더 수습할 수 있겠느냐"며 거칠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들은 MBC에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넘기는 걸 막으려면 뭐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 "최고위에서 절대다수가 옳다고 생각해 의결한 것을 의원 몇 명이 막는다고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냐"며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아직까지 국민의힘의 많은 의원들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제의 위헌적인 비상계엄령에 대해서 심각성을 잘못 느끼는 것 같아요."
주요 당직자들이 포함된 원외 당협위원장 20여 명은 "윤 대통령이 탈당을 거부한다면 아예 출당시키라"며 한발 더 나갔습니다.
문제는 여당 내에서조차 탈당을 넘어 탄핵이나 하야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도권 중진 안철수 의원은 "국민에 총부리를 겨눈 마당에 탈당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스스로 질서있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했습니다.
[김상욱/국민의힘 의원(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있고요.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불가하다고 생각하고…"
윤 대통령과 가깝다고 분류돼온 홍준표 시장마저 "윤석열 정권의 힘만으로 사태를 수습하기는 어려운 지경"이라며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는 중임제 개헌안을 추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결국 의회민주주의를 군홧발로 짓밟으려 한 최고권력자를 향해, 서류상 절차일 뿐인 탈당 건의조차 못 하는 여당의 현실은 탄핵 표결을 앞둔 당내 구도를 더 안갯속으로 치닫게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이지호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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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기자(sona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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