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밤중 계엄 선포.
도무지 계엄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데에서 시민들이 느낀 감정은 공포였습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국회로 모였습니다.
6시간 만의 계엄 해제 뒤에는 우리 사회가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는 자부심, 바로 시민들이 쌓아온 민주주의가 있었습니다.
김희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 선포라는 알림 메시지가 쏟아진 뒤에 대통령이 TV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사람들이 잠자리를 준비하던 시각이었습니다.
서울 도심 상공에 헬리콥터가 날았습니다.
소총을 들고 무장을 한 군인들 수백 명이 들이닥쳤습니다.
국회의사당의 창을 깨고 타고 넘었습니다.
시민들은 겁이 났습니다.
몸을 떨기도 했습니다.
비상계엄 (非常戒嚴)
반세기 전 군부독재 시절의 기억이 장년의 어른들에게 엄습했습니다.
아이들은 무언가 무서운 일이 생긴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부모에게 물었습니다.
각각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SNS 방들마다 걱정과 한숨이 넘쳤습니다.
모두에게 공통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
비상계엄의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 머리를 휘감았습니다.
그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없었을 때.
답을 찾을 수 없었기에.
이제 공포가 닥쳤습니다.
대통령의 인식이 위험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최고통치자의 자리에 위험한 인식의 대통령이 앉아 있다는 사실이 공포스러웠습니다.
희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국회에, 시내에, 지방 여러 도시들의 광장에 모였습니다.
계엄이 부당하다고 외쳤습니다.
국민은 약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걸 다시 상기하면서, 우리가 쌓아온 자부심 민주주의는 무도한 명령을 불능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성숙해 있었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지도자가, 시민들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계엄선포에서 공식 해제까지.
한밤의 여섯 시간을 지내고 다시 출근길.
초겨울 아침의 싸늘한 공기를 들이켜며 오늘 다시 먹고 살 일을 생각하는 일상이 소중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을 지켜냈습니다.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편집: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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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윤치영
김희웅 기자(hwo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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