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진격에 '폭군' 아사드 몰락…중동 정세 또다시 격랑
[앵커]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냈다고 현지시간 8일 선언했습니다.
향후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 이스라엘 등도 즉각 군사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보도국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치동 기자.
[기자]
지난 열흘간 파죽지세로 주요 도시를 장악해 온 시리아 반군이 마침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점령했습니다.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 타흐리트 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반군은 즉각 "다마스쿠스가 해방됐다"고 선언했는데요.
역사상 최악의 폭군, 학살자 중 하나로 꼽혀온 아사드 대통령은 수도가 함락되기 직전에 도피했습니다.
당초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부지하고, 망명지인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현지 관영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 이후 14년 가까이 이어진 시리아 내전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겁니다.
시리아 내전은 서방 세계가 반군을, 러시아와 이란 등 권위주의 세력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며 대리전 구도로 진행돼 왔습니다.
러시아와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각각 우크라이나·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정신을 쏟는 틈을 타, 반군이 전격적으로 파상공세를 펼쳤고, 속전속결로 아사드 정권 축출에 성공했습니다.
내전으로 인해 민간인 포함 총 60만 명가량이 숨진 것으로 현지 인권 단체는 집계했습니다.
아사드는 1971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아버지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24년간 시리아를 통치해 왔습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를 포함한 서방 세계는 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반기고 있지만, 반군이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구하는 세력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죠?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던 시리아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역사적 기회의 순간을 맞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단 정의가 실현됐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리스크도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시리아 내 질서 있는 권력 교체와 상황 관리를 지원할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모든 시리아 분쟁 당사자들이 폭력을 자제하고 정치적 대화로 과도정부를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역시, 가장 큰 우려 사항은 이번에 수도를 함락한 반군 주도 세력이 내세우는 '시리아 해방'은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화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들의 목표는 '근본주의 이슬람 국가 건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BC 방송은 한때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됐던 반군이 극도로 폭력적인 조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은 그간 시리아에서 일부 쿠르드족 반군을 지원해왔습니다.
[앵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즉각 군사적 액션을 취했다는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미군이 시리아 중부에 있는 이슬람국가, IS 기지와 대원들을 수십차례 공습했습니다.
B-52 전략폭격기와 F-15 전투기 등이 동원돼, 일흔 다섯개 이상 표적을 공격했다고 중동 내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가 발표했습니다.
이들 테러 집단이 현재 상황을 이용해 시리아 내 세력 확장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도 곧바로 군사적 대응에 나섰는데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시로, 지상군이 골란고원 완충지대 내 시리아 통제 지역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네타냐후는 1974년에 체결된 시리아와 휴전 협정의 근거가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치동 기자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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