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봄' 오나…'인간 도살장' 갇힌 정치범 수천명 석방
[앵커]
반세기 넘게 시리아에서 이어져 온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반군은 전국 곳곳의 감옥 문을 열었습니다.
정부에 반대하다 억울하게 수감됐던 수천 명의 정치범들은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강재은 기자입니다.
[기자]
시리아 반군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감옥 문을 잠근 자물쇠를 부숩니다.
문이 열리자 수감된 여성들에게 나오라고 손짓합니다.
막 석방돼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거리로 나온 남성들은 환한 표정으로 자유를 만끽하며 거리를 달립니다.
"(수감자들인가요? 신은 위대하시다!) 10년간 수감됐었어요, 10년이요!"
이날 반군은 '인간 도살장'으로도 불리는 세드나야 감옥 등 전국 곳곳에서 3,500명이 넘는 죄수들을 석방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날 문이 열린 세드나야 감옥은 아사드 독재 정권의 폭압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수감자 3만여명이 이곳에서 고문과 성폭행, 집단 처형 등으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아사드 정권은 2011년 내전이 발발한 이후 전국 각지의 감옥에서 최소 13만명을 탄압했습니다.
시리아의 우군인 이란과 대립해 온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중동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치켜세우며, 자국군의 군사작전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아사드 정권 붕괴는) 우리가 아사드 정권의 주요 지지자인 이란과 헤즈볼라에 타격을 가한 결과입니다. 이것은 중동 전역에서 억압과 폭정의 정권으로부터 해방되길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연쇄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반면 아사드 정부를 지원해온 이란과 러시아는 질서 있는 정권 이양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자유유럽방송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체면을 구기는 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시리아에 공군과 해군 기지를 두고 있는 만큼 전략적 차원에서도 상당한 타격일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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