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첩사령부가 관악산 지하에 있는 벙커에 체포된 주요 인사들을 감금한단 계획을 세웠단 소식도 어제(10일)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취임할 때쯤인 석 달 전에 방첩사가 이 벙커를 공사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수 도방위사령부의 벙커를 이례적으로 방첩사 주도로 공사한 건데, 적어도 석 달 전부터 계엄을 준비한 걸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우리 군 전쟁지휘소인 관악산 B-1 벙커는 출입구를 포함해 벙커의 일부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영내에 있습니다.
당연히 관리 책임부대도 수방사입니다.
그런데 지난 9월, 국군 방첩사령부 주도로 B-1 벙커 일부 시설에서 공사가 이뤄졌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9월 6일 장관으로 취임했는데, 취임식 직후부터 공사가 시작돼 9월 17일 추석 직전에 마무리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월 17일,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내정하자, 국지전과 북풍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작전이라고 처음 주장한 바 있습니다.
복수의 방첩사 소식통들은 "B-1 벙커 내부 방첩사 관련 시설을 수리하는 개념의 공사를 했다"며 "수방사 시설인 B-1 벙커를 방첩사가 주도해 공사를 하는 건 전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방첩사는 12·3 비상계엄 즉시 B-1 벙커를 주요 요인 감금 장소로 지정했습니다.
[김대우/방첩사 수사단장 (어제, 국방위) :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를 했고….]
계엄 석 달 전인 9월 둘째 주 김용현 전 국방장관 취임식 직후 방첩사 주도로 수방사 B-1 벙커를 공사한 건 비상계엄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최소 석 달 전부터 계엄을 모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전부터 계엄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습니다.
[김병주/민주당 의원(어제, 국방위) : 반국가 세력 어떻게 해야 된다고 했어요, 장관이. 척결해야 된다, (몇 달 전에) 그랬죠? 우리나라가 바로 서려면….]
[곽종근/특전사령관 : 구체적으로 용어를 썼던 것은 제가 기억이 희미한데 그때 그런 유의 내용들을 대화를 했었던 건 기억납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 측근 인사도 "정국 타개를 위한 계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말을 여 사령관이 여러 차례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오늘 검찰 특수본은 군 검찰과 함께 방첩사령부에 대해 사흘째 압수수색을 이어갔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이정택)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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