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 한지 내년이면 10년이 되는데요.
폭발로 망가진 원자로를 폐기하는 작업은 별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최근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방안을 추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죽음의 땅인 후쿠시마 지금 어떤 상황인지,도쿄 고현승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도쿄에서 차로 3시간,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있는 오쿠마마치에 들어서자 도로변에 방사선 계측기가 보입니다.
2.3 마이크로시버트, 도쿄의 80배, 기준치의 10배입니다.
마을로 들어가니 길가 여기저기에 '귀환곤란구역'이라고 적힌 푯말과 함께 철책이 쳐져있습니다.
원전에서 4킬로미터 떨어진 기차역에 가봤습니다.
지난 3월, 9년만에 재개통됐지만, 새로 지은 역사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역 건물을 새로 짓고 철도도 재개통 했지만, 이렇게 역사에서 불과 10미터 정도만 벗어나면 제염이 안된 귀환곤란구역, 출입이 금지돼있습니다.
역 바로 앞 상점가는 입구부터 막아놨습니다.
2011년 3월 대지진에 멈춰선 거리.
음식점과 화장품 가게의 빛바랜 간판에서 그나마 시간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오쿠마마치 바로 위 후타바마치의 한 마을.
이곳 역시 철책과 바리케이드에 갇혀있습니다.
도자기를 구워 팔던 도예점은 도자기와 유리창 모두 산산조각이 난 채로 방치돼있습니다.
더 이상 농사를 못짓게 된 드넓은 논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이 가득 들어섰습니다.
산자락을 따라 밭이 있던 자리에는 검은 자루가 끝도 없이 쌓여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지표면 흙을 5cm 정도 깊이로 걷어낸 오염토 자루들입니다.
일본 정부는 오염토를 다른 현으로 옮기려 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 계속 쌓고만 있습니다.
후쿠시마 부흥을 위해 제염을 하고 도로 등 인프라를 재정비하는데 쓴 예산만 지금까지 55조원.
귀향을 희망하는 원주민을 위해 이른바 부흥주택 단지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태반은 빈 집이고 돌아온 건 노인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