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면서 지방의회 의원들이 일제히 해외로 연수를 떠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뜯어보면 가관인데요, 산과 사찰에 관한 연수인데 바다에 나가서 돌고래를 보고 오는 식입니다.
세금으로 해외 관광하고 오는 겁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연수 계획, 심사는 어떻게 통과되는 걸까요?
김유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검은색 관용차가 의회 주차장을 빠르게 빠져나갑니다.
도착한 곳은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
관광객 차림의 5명이 발권대 앞에 줄을 섰습니다.
5박 7일간 호주 출장에 나선 금정구의회 소속 의원들입니다.
[강재호/부산 금정구의원]
"아니, 우리 삶의 질을 호주 가서 우리가 뭐 유럽 가는 것도 아니고, 뉴질랜드나 호주는 신문화 아닙니까‥"
출장 계획서입니다.
범어사와 금정산의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면서, '야생 돌고래' 관람 크루즈를 탑니다.
'정글 탐험', '캥거루 체험'도 포함돼 있습니다.
[강재호/부산 금정구의원]
"아니 잠깐만요. 지금 바빠서‥지금 저기 (다른 의원) 오십니다."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해운대구의원들에게 한 주민이 소리칩니다.
[부산시민]
"국민들 세금으로 잘 놀다 왔습니까? 여러분들, 국민들 세금으로 잘 놀다 왔어요?"
해운대구의원 17명이 예산 1억여 원을 들여 6박 8일간 스페인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두바이를 다녀온 지 6개월 만에 또 스페인을 갔는데 방문지 18곳 중 14곳이 유명 관광지였습니다.
출장심사에서도 '패키지 관광'이라는 민간위원의 지적이 나왔지만 그냥 사실상 통과됐습니다.
구, 군의원들의 해외출장은 '2/3 이상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출장 계획서를 심의한 뒤,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위원회 구성과 운영 모두 출장 당사자인 의장이 총괄하고 있어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게 대부분입니다.
[양미숙/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코로나19가 끝나고 다시 공무 국외 출장을 가면서는 그 행태가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근본적인 공무 국외 출장이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필요할 것 같고요."
지난 8개월간 부산 구군 의회가 다녀온 해외출장 횟수는 24차례, 한 달에 3번꼴로 10억 4천900만 원의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영상취재: 박현진 (부산) / 영상출처: 유튜브 '부산꼴통할배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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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현진 (부산)
김유나 기자(una@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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