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면서 이번 자녀 채용 비리 의혹은 검찰 수사로 그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여권 전체가 선관위 개혁에 총력전을 펴는 분위긴데, 정치부 한송원 기자에게 여권 핵심부의 취재를 부탁했습니다.
한 기자,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을 보면 선관위 내부가 심각하게 곪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선관위 개혁을 내부에 맡길 수는 없다는 게 여권 핵심부의 판단인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선관위가 독립기관이긴 하지만 행정행위를 하는 상황에서도 그동안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아왔습니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썩기 마련이죠. 행정부나 사법부, 심지어 입법부까지도 자기 자녀를 특채한다는 건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선관위에서는 자녀를 특채하는 일이 고위직에서조차 나올 정도로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이 있었습니다. 선관위 내부가 곪을대로 곪아 있었던 겁니다.
[앵커]
아마 많은 국민도 이런 상황에서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선관위를 보면서 뻔뻔하다는 생각을 하셨을텐데, 선관위는 감사원의 자료요청을 두번이나 거부했죠. 선관위가 끝까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국민적 비판 여론이 커진 상황입니다. 그래서인지 선관위 내부에선 감사를 받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선관위 측은 "선관위원들끼리 고민하고 있는 정도로,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여론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이어서 끝까지 거부하긴 어려울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앵커]
채용 비리 의혹이 국민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문제기 때문에 고발을 받은 검찰도 신속하게 수사를 해야 하겠죠.
[기자]
네, 이번에 국민의힘이 고발한 건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감사원법 위반 혐의지만, 감사원이 예정대로 수사 의뢰를 하게 되면 채용 비리 의혹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관위 간부들의 위계 공무 집행 방해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어제부터 여권에서는 민주당과 선관위가 공생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건 어떤 근거가 있는 건가요?
[기자]
문재인 정부들어 선관위는 진보 색채가 강한 대법관들이 위원장을 맡아 왔습니다. 특히 주요 선거 때마다 선관위가 민주당 편을 든다는 논란을 낳았었는데요, 지난해 2월 윤석열 당시 후보를 비판하는 듯한 현수막 내용은 허용하고, 2021년 재보궐 선거에선 민주당을 연상시키는 '내로남불'이나 '위선'등의 표현은 금지해 이중잣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보니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선관위원들도 편향 인사라는 논란이 있었는데, 선관위 사무총장의 사퇴의 변이 화제가 되기도 햇을 정도였습니다.
김대년 / 사무총장
"차기 상임위원은 정치에 오염된 선관위 내부 출신이 아닌 덕성과 품성을 두루 갖춘 중립적인 외부 인사께서 오셔서 선관위를 더욱 발전시켜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런 논란 이후에도 문재인 대선 캠프에 특보로 이름 올렸던 조해주씨가 선관위원에 임명돼 노골적인 편향 인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의 핵심 관계자는 "선관위와 민주당의 공생관계 탓에 선관위원들이 사무처의 비리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고, 그 결과 선거관리의 불공정과 소쿠리 투표 같은 무능함이 '괴물 선관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기 싸움 성격도 있을텐데, 야당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한 달 넘게 선관위 사태가 이어지도록 오히려 선관위를 "흔들리지 말라"거나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감싸왔습니다. 지난 1일에서야 국회 국정 조사도 채용비리로만 한정하기로 했는데,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요구에도 "선관위 길들이기"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선관위를 놓고 대치전선이 만들어지겠군요. 네, 잘 들었습니다.
한송원 기자(song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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