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위성연구소 직원 8명은 지난 4월 연구원을 상대로 밀린 야근 수당을 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24시간, 3교대 근무를 했는데도 3천만 원이 넘는 초과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신명호 / 한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부장 : 달에 가 있는 '다누리호'로부터 정보를 수신받는 쪽 같은 경우는 교대로 계속 근무해요. 야간 근무도 하고, 휴일 근무도 해야 하고….]
항우연 측은 초과 수당 재원이 별도로 없어 지급할 수 없었다며, 대신 보상 휴가를 줬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기획재정부의 인건비 지급 지침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정부기관 소속 직원들의 임금과 수당, 성과급 등을 합친 총액을 제한하는 '총액인건비제' 때문에, 이미 정해진 예산을 초과하는 수당을 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 : 인건비가 저희가 있는 직원들한테 연봉이랑 법정 부담금이랑 퇴직충당금을 지급하고 나면 그 인건비에 상한이 거의 꽉 차는 겁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관들이 그렇게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YTN 취재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난 2020년 고용노동청의 근로 감독 이후 항우연은 시설직 등 근로자 30여 명에게 3년 치 초과수당 천2백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관련 근거가 없어 못 줬다는 말이 무색하게, 임금 인상을 위해 빼뒀던 예산을 이용해 감독기관의 명령에는 따랐던 셈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휴직과 채용 지연 등으로 많게는 1년에 15억 원이 넘는 인건비가 사용되지 않았는데도, 초과 수당은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누리호 등 정부나 민간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받은 인건비조차 연구원들의 수당으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노조 측은 항우연이 정부의 지침을 내세우며, 연구원들에게 정당한 노동 대가를 지급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신명호 / 한국과학기술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부장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에 (잔여 인건비 사용을) 요청하고 승인받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총인건비 내에서 그걸 해소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거죠.]
정부가 정해주는 인건비 총액이 매년 늘긴 하지만, 모두 직원들의 임금 인상분으로만 써야 하는 만큼 제도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주요 프로젝트를 앞두고 야근 등 초과 근무가 잦은 연구원들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통송신위원) : 항공우주연구원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야근 근로수당 체불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주 산업 '7대 강국'이라는 화려한 성과는 묵묵히 땀 흘려 일한 연구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박기완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박재상 이현오
영상편집 : 한수민
자막뉴스 :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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