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문화 국가 캐나다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크게 늘고 있는데요.
어떤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효과적인 대처법은 무엇인지, 아시아계 경찰과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은경 리포터입니다.
[기자]
베트남계 캐나다인 변호사 스티븐 노 씨는 최근 운전 중 겪은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옆에서 가던 차량 운전자로부터 갑자기 모욕적인 공격을 받은 겁니다.
[스티븐 노 / 변호사 : 옆 차에서 운전하던 사람이 제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던지고 가버리는 거예요.]
대표적인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캐나다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전후인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아시아계 증오 범죄 신고 건수는 235%나 증가했고,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티븐 노 / 변호사 : 지난 (팬데믹) 2~3년 동안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형법도 바뀌지 않았고요. 증오 범죄 사건은 늘고 있어요.]
경찰은 접수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혹감과 함께 인종 차별 피해자라는 수치심에 휩싸인 나머지, 제때 신고조차 못 하거나,
[앤디 김 / 캐나다 밴쿠버 : 지나가던 차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듯이 오물을 투척하고…. 신고라도 했으면 어떻게든 찾아서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겁만 먹었어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장벽도 신고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양성연 / 캐나다 밴쿠버 : 언어가 부족해서, 대부분 이민 오신 분들이 표현하는 게 자유롭지 않아서 경찰에 신고하시는 걸 꺼리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처럼 증오 범죄는 늘어나는데 신고조차 어려운 현실에, 아시아계 경찰관들이 주축이 돼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증오 범죄 피해 사례와 대처법을 공유하고,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역사회가 함께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방법을 만들어 피해자를 도울 수 있습니다."
행사를 직접 기획한 한인 경찰관 프랭크 장 씨는 경찰이 한국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통역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프랭크 장 / 캐나다 경찰 :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주밴쿠버 총영사관도 증오 범죄 예방 세미나를 잇따라 여는 등 동포들의 안전 확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행사장을 찾아 현지 경찰과 대응책을 논의하고 시민들의 피해 신고를 독려했습니다.
[견종호 / 주밴쿠버 대한민국 총영사 : 캐나다 경찰과는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특히 이런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한국어로 캐나다 경찰한테 바로 온라인으로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놨습니다.]
참가자들은 증오 범죄 피해가 더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위기감 속에, 침착한 대응과 효율적인 공조를 통해 증오 범죄에 한맘으로 대처하자며 뜻을 모았습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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