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이름이 뭐니?' >
[기자]
첫 번째 이슈, '넌 이름이 뭐니?'입니다.
국회 법사위, 오늘(25일) 22대 국회 들어 여당도 참석하는 첫 회의가 열렸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방송 4법' 처리가 예고된 자리였는데요.
이를 늦추려는 듯 국민의힘에서 간사 선임 등을 먼저 진행하자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말싸움이 붙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 : 잠깐만요. 그런데 의원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위원장님 성함은 누구십니까.]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 : 저는 정청래 위원장입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네, 저는 유상범 의원입니다.]
[앵커]
둘 다 초선도 아닌 데다가 여야 지도부잖아요. 그런데 이름을 묻는다라…
[기자]
일종의 기싸움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또 오늘 회의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었죠.
정청래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금 회의를 방해하는 의원, 누구인지 정확히 알리고 가겠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름을 묻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도 직접 보시겠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그럼 위원장 맘대로가 국회법입니까?]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 : 국회법대로 하는 겁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국회법에 위원장 마음대로 돼 있습니까?]
[정청래/국회 법사위원장 : 국회법 공부 좀 하고 오세요.]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공부는 내가 좀 더 잘했지 않겠어요? 국회법은.]
[앵커]
말싸움이 학벌 싸움까지 가는 모습이네요.
[기자]
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고등학교 때 공부 잘 했던 것을 환갑이 넘어서 자랑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이렇게 유 의원에게 일침을 놓았습니다.
유 의원은 "법학 전공이라 국회법은 더 잘 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요즘 법사위에서 유독 국회법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기자]
맞습니다. 정 위원장은 지난주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 때 선서와 답변을 거부한 증인들을 퇴장시켰죠.
국민의힘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정 위원장, "국민의힘이 궁시렁댄다"면서 국회법 145조에 있는 질서유지권 조항을 들었는데요.
오늘은 이 조항을 근거로 "의원도 퇴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가 여당의 더 큰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이렇게 의사 진행하는 위원장은 처음 본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앵커]
21대에 이어서 22대 국회에서도 법사위, 만만치 않겠어요.
[기자]
네, 법사위가 모든 법안이 거쳐야 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더 그럴 텐데요.
오늘 거의 유일하게 여야가 싸우지 않은 때가 초선인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할 때였습니다.
우 의원, "외부에서 이런 다툼 보다가 첫날 보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때로는 조금 미운 마음이 들더라도 국민들과 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는데요.
선배 의원들이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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