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그리워요"…머나먼 땅에서 추석 보내는 이주노동자들
[앵커]
민족대명절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실 텐데요.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긴 연휴에도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지 못해 영상통화로 외로움을 달래거나 이주노동자들끼리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서승택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해 30살이 된 미얀마 출신의 딴 소투 씨는 올해로 한국생활 7년 차입니다.
가족들이 모두 미얀마에 있어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이주민센터를 찾아 다양한 국적의 이주노동자들과 만나 얘기를 나눕니다.
딴 소투 씨는 한국에서 번 돈으로 미얀마에 2층짜리 집을 지어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습니다.
한국 생활의 고단함도 이제는 견딜만한데, 명절만 되면 허전한 마음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나이가 어릴 때는 그런 명절들 때마다 그냥 과일이나 음식 많이 먹어야 돼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명절 때마다 그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같은 처지의 이주노동자들과 만나 카드게임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고향에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늘 건강 챙기길 제가 기도합니다."
태국 출신의 37살 봉삭 씨도 한국에 온 지 7년이 지났습니다.
봉삭 씨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이주민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태국도 명절마다 가족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차리고 함께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봉삭 씨는 우리 전통 놀이인 윷놀이를 함께 하고 고향 음식도 요리해 먹으면서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가끔 친구 만나서 태국 음식 요리해서 같이 먹어요. 태국 마트가 있어요. 같이 태국마트 가서 돈으로 재료를 사서 요리를 했어요."
명절 연휴에 고향에 가질 못하고 보름달만 바라봐야 하는 이주노동자들.
고국 땅에서 자신을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가족들, 그리고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동료, 한국 정착을 도와주는 이주민센터가 있기에 외로움을 딛고 일어섭니다.
연합뉴스TV 서승택입니다. (taxi226@yna.co.kr)
[영상취재 기자 이태주]
#이주노동자 #추석 #태국 #미얀마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