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사가 꿈이었던 한 사범대학교 학생이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후배들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남겼는데, 이 학생이 오늘(20일) 명예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22살 여대생이 공부하던 자리에는 꽃이 놓였습니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 속 모습은 아직 앳됩니다.
'차수현'
의자에 쓴 건 자리 주인 이름입니다.
지난 6월 대장암으로 숨졌습니다.
[문동오/고(故) 차수현 씨 지도교수 :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선생님 되고 싶다고 그렇게 찾아와서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했었는데…]
수현 씨는 선생님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에 진학했고 공부도 아르바이트도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암 판정을 받았고 오래 버티지 못했습니다.
투병하던 수현 씨는 아버지에게 적금 통장을 건넸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600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차민수/고(故) 차수현 씨 아버지 : 적금 3개를 들어놔서 모아둔 돈이 있는데 어떡하지? 하고 저에게 물어봤어요. 마음대로 하라고 했더니 그럼 내가 학교에 장학금을 기부를 하겠다고 하고…]
세상에 작은 것이라도 남기길 바랐습니다.
후배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도록 장학금을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같은 과 후배 6명이 100만원 씩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김유진/고(故) 차수현 씨 후배 : 언니의 노력들이 헛되지 않게 열심히 노력해서 언니의 꿈을 대신 이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교는 오늘 명예졸업장을 아버지에게 줬습니다.
또 수현 씨가 자주 앉았던 벤치에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문구를 새겼습니다.
비 오는 날, 아버지는 벤치 앞에서 울었습니다.
[차민수/고(故) 차수현 씨 아버지 : 자, 수현아 봐봐. 명예졸업장이야.]
아버지는 앞으로 해마다 수현 씨가 떠난 날,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가도 마음은 남습니다.
윤두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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