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잠깐 사이 잃어버린 딸을 평생 찾아다니다 44년 만에 만난 어머니가 있습니다.
이 어머니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실종신고까지 했는데, 그 사이 아무도 모르게 해외로 입양된 건 국가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9년, 한태순 씨는 잃어버렸던 딸을 44년 만에 품에 안았습니다.
실종 당시 딸의 나이는 6살이었습니다.
[한태순]
"'엄마 시장 갈 건데 안 가?' 그러니까 '엄마 나는 얘들하고 놀 거야' 그래서, 갔다 와서 찾아보니까 애가 없어요."
DNA 검사로 찾게 된 딸은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돼 자란 걸로 드러났습니다.
실종 당시 낯선 사람을 따라 기차를 탔다가 충북 청주에서 제천까지 간 뒤 경찰에 의해 인근 영아원에 넘겨진 겁니다.
이후 미국으로 입양된 건 실종 9개월 만이었습니다.
한 씨는 실종 신고까지 했는데 어떻게 이토록 짧은 기간에 입양이 이뤄진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한태순]
"고아가 무슨 고아야, 우리 애가. 찾아주려고 조금만 했으면…청주 경찰서 내가 날마다 갔어. 날마다."
한 씨는 지난 70년대, 정부가 해외 입양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해외 입양을 부추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을 요구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습니다.
[김수정 변호사/한태순 씨 측 법률대리인]
"부모는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신고를 했고, 아이도 경찰서, 미아로 발견되어 경찰서에 갔고 같은 관내에서 2개월 동안이나 생활하고 있었는데 왜 아이를 찾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종 아동이 부모 모르게 해외 입양된 사례는 또 있습니다.
지난해, 48년 만에 가족과 만난 백상렬 씨 역시 노르웨이에 입양돼 자랐습니다.
입양 관련 서류엔 서울 동작구에서 실종된 백 씨가 경기 수원시에서 발견됐고 수원시청을 거쳐 고아원에 맡겨진 걸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후 6개월도 되지 않아 본명과도 다른 이름으로 노르웨이에 보내졌습니다.
[최영자/백상렬 씨 어머니]
"아이를 주웠으면 시청 직원이 경찰서를 보내줘야지, 부모를 찾아줘야지, 왜 고아원으로 보내주느냐고요."
이 같은 해외 입양의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입양인들의 요구에 따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도 당시 해외입양 과정에서 벌어진 3백 60여 건의 불법행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이주혁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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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우 기자(100@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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