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8월 인도로 돌진한 승용차 때문에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뇌전증 환자였던 운전자가 당시 발작을 일으켰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슷한 경우 운전면허 관리에 허점은 없는지 살펴봤습니다.
제보는 MBC, 조건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인도를 올라타 정류장과 건물 사이로 돌진합니다.
바퀴 한쪽이 건물 외벽을 타고 지나가더니 곧이어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갑자기 인도로 돌진한 승용차에 치어 65살 김 모 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피해자는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정류장 뒤 바로 이 자리에 걸터앉아 있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김혜경/유족]
"제일 희생하는 언니예요. 큰 딸이니까 정말 거의 엄마 역할을 다 했고… 그랬던 언니였는데 정말 (사고가) 상상이 안 가서…"
사고를 낸 운전자는 40대 스리랑카 국적 남성으로 운전석에서 정신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사고 후에도 가속 페달을 계속 밟은 탓에 현장엔 타이어 자국이 깊게 패였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계속 이렇게 겉돈 거죠. 그러니까 액셀을 밟고 계셔서. 의식이 처음에 없었거든요. 누워 계시다가 거품을 좀 물고 있었고요."
운전자는 지난 2017년 운전면허를 땄지만, 2년 전 뇌전증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후 차 안에서 뇌전증 약봉투도 나왔지만, 경찰조사에서는 지병을 숨겼습니다.
[김종식/피해자 유족 오빠]
"(가해자가) 운전을 하지 말았어야 하고…운전면허를 어떻게 발급받고 유지하고 있었는지 참 개탄스러운 상황입니다."
뇌전증 환자는 운전이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증세가 2년간 없었고, 운전해도 된다는 전문의 진단서가 있으면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또 면허를 받고 나서 발병했거나 증상이 재발해서, 진료기록이 남으면 운전 적성검사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매년 5백 명 안팎의 뇌전증 환자가 이렇게 검사를 받는데, 14%~20% 정도가 탈락합니다.
문제는 숨기는 경우입니다.
[김태완/도로교통공단 교수]
"의료기관에서 치료라든가 이런 걸 받으면 자료가 넘어가게 돼 있는데, 그걸 그냥 감추고 있고 숨기고 있으면 그거는 알 수가 없는 거죠."
뇌전증 환자에 대한 과도한 면허제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사고 예방을 위한 자발적 신고를 독려할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이원석 / 영상편집: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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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주혁, 이원석 / 영상편집: 박정호
조건희 기자(condition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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