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2년 반 동안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을 정도였고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누구의 말일까요?
국회가 오늘부터 6백조가 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는데, 이에 앞서 정부가 국회에 와서 예산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하며 하는 시정연설에 담긴 내용입니다.
보통은 이 연설, 대통령이 했는데 이번엔 11년의 관례를 깨고 국무총리가 연설을 한 데다 정작 연설의 주어가 누구인지, 대독인지 아닌지를 두고서도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그러자 야당은 일제히 "'불통' 대통령"이라 비판했고, 여당 내에서도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직접해야 했다"는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김지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예산안 통과에 대해 여야의 협조를 당부하는 국회 시정연설.
윤석열 대통령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 나왔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윤 대통령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국민은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국민께 보고할 책무가 있습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서 총리가 대신 나선 시정연설이 시작됐습니다.
"돌아가세요!"
한덕수 총리는 "정부는 내년 예산을 맞춤형 복지 확충과 경제활력 확산 등 4대 분야 지원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국민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법정 시한 내에 예산안을 확정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 민주화 이후 37년 만에 처음 불참했는데, 시정연설도 총리를 대신 보내며 박근혜 정부 이후 11년간 이어진 관례도 깨게 됐습니다.
야권은 "오만과 불통, 무책임만 있는 '불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국민 대표를 만날 용기도 없는 '쫄보' 대통령", "국민에 대한 무례이자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포기한 선언"이라고 일제히 비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공화국에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당연히 해야 될 책임입니다. 이 책임을 저버리는 것에 대해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아쉽다"고만 말했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여당 내에선 "조롱·야유가 걱정돼도 시정연설에 당당하게 참여했어야 한다"며 "거듭, 가면 안 되는 길만 골라 선택하는 정무 판단"이란 날 선 비판이 나왔습니다.
MBC뉴스 김지경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김동세 / 영상편집: 김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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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경 기자(ivo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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