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그런데 윤 대통령은 오늘 시정연설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 있었던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했습니다.
야당이 피켓 시위를 하고 퇴진 구호를 외칠 수 있는데 어떻게 가느냐는 게 이유인데요.
불과 2년 반 전인 집권 초반 시정연설에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의회주의라는 신념이 있다던 대통령인데,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 운영, 특히 예산 운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등장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의 속 좁은 행보가 아쉬움을 남깁니다.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할 거란 예상은 일찌감치 나왔습니다.
[정진석/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1일)]
"현재로서는 총리께서 나가시는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연설의 주체가 누군지를 놓고는 당일 아침까지도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불참하는 게 그만큼 드문 일이기 때문입니다.
총리실은 "대통령 대독이 아닌 한덕수 총리의 시정연설"이라고 알렸는데, 대통령실은 비슷한 시간, 과거 총리가 대독한 사례를 들며 "주어가 대통령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총리실이 왜 '대독이 아니라'고 했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라는 추가 공지를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연설 내용도 달랐습니다.
통상 국회를 향해 '감사드린다, 존경한다'며 예우를 갖추지만, 이번엔 이런 표현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10월 31일 시정연설)]
"국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5월 16일 시정연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께서…"
시정연설을 불참한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개혁 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하라고 당부했습니다.
4대 개혁 추진은 국회, 특히 거대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시정연설이 명태균 씨 녹취나 대통령실 쇄신 요구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국회의 협조를 끌어낼 좋은 기회였지만 윤 대통령은 이 기회를 외면했습니다.
더구나 2년 전 시정연설에 불참한 야당을 향해 '관행이 무너졌다'고 했던 대통령의 비판도 힘을 잃게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2년 10월 26일)]
"약 30 몇 년간 우리 헌정사의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기 때문에‥."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표의 선고 이후 이달 말쯤 각종 의혹과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입장을 직접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 디자인: 엄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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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진우
홍의표 기자(euyp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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