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사도광산 추도식…한국 유족·정부 별도 행사
[뉴스리뷰]
[앵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했던 일본의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추도식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하루 전 전격 불참 결정을 내리면서 반쪽짜리로 진행됐습니다.
사도 현지에서 박성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사도광산 추도식이 열리는 행사장 한쪽 자리가 텅 비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와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을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일본은 매년 조선인 노동자를 기리는 추도식을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유족들이 불참을 결정한 건 추도사를 맡은 일본 대표의 이력 때문입니다.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은 일본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습니다.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인물이 일제의 강제 노역으로 고통받은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것은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처사라는 겁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인사말'로 명명한 추도사에서 '강제'라는 단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추도식이 끝나자마자 쏟아진 한일 양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급히 떠났습니다.
한국 유족의 추도식 참석 비용을 한국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도 일본 측의 성의 부족으로 지적됐습니다.
금광으로 유명했던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구리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이용됐습니다.
당시 1,500명이 넘는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환경에서 차별받으며 일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강제 노동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조선인이 있었고 노동 조건이 가혹했다고 말하지만 강제는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마련된 전시도 이런 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이미 도착한 한국 유족들은 사도광산 노동자 관련 시설을 둘러봤습니다.
유족들은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 등과 함께 25일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 터에서 별도의 자체 추도식을 엽니다.
일본 사도섬에서 연합뉴스 박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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