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수준을 넘어 사실상 내란을 의도한 게 아닌지 따져봐야 할 저희의 단독 취재내용 전해드렸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내용들, 스튜디오에서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창규 탐사부장이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앞서 저희가 계엄군들 증언을 들었는데 출동하면서도 임무를 몰랐다는 대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우선 보안 유지 때문으로 보입니다.
국회에 진입한 부대 가운데 707특임대는 지난 2일 그러니까 계엄 선포 이틀 전부터 비상대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유는 몰랐고요.
1공수부대는 계엄 발표 30분 전쯤 갑자기 비상 소집됐습니다.
작전 지역이 국회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두 부대 다 임무가 무엇인지는 도착한 뒤에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증언 들어보시겠습니다.
[A계엄군 : 그냥 가라 하는데. 출동할 때 전부 '뭐지 뭐지' 했는데…]
[B계엄군 : 아무 명령도 없어. 뭐라도 줘야지. 아무 명령도 안 떨어지고.]
[앵커]
저희가 이 음성 변조를 굉장히 강하게 했는데 아무래도 이 계엄군들이 신변이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봐서 그런 거죠?
[기자]
네, 그런 위험 때문에 음성 변조를 상당히 강하게 한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당사자들도 색출될까 봐 걱정하는 부분도 있습니까?
[기자]
우려가 큰 상태이고요. 그렇지만 진실을 알리고 싶어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보안 문제도 있었지만 저항이나 항명이 나올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런 뒤 내려온 명령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였잖아요. 국정을 발목 잡는 야당에게 경고용 계엄이었을 뿐이라는 대통령 입장과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국회로 이동하는 도중에 전화기를 가진 일부 대원들이 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걸로 보입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지만 구체적인 명령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경내로 진입했습니다.
한참 대기하다 내려온 명령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였습니다.
계엄 해제 요구안 투표를 막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능합니다.
'야당에게 경고만 하려고 했을 뿐'이라는 대통령 입장과 차이가 있고요.
적극적으로 계엄 상황을 유지할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날 계엄군 모습을 보면 적극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려는 의지가 모자랐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던데 실제로는 어땠다고 합니까?
[기자]
실제 그랬던 걸로 보입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명령이 내려올 때까지 한참을 시민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명령은 수행해야 하고 시민들을 다치게 하면 안된다는 고민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서로 밀고 밀리다 보면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명령이 내려온 뒤에도 계엄군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최소한 명령을 수행하는 정도로만 움직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45년 전 선배들이 고통받았고 오랫동안 안 좋았던 부대 이미지를 다시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모든 것이 허사가 될까 두려웠다고 고백했습니다.
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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